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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운전자보험 과당경쟁 경고장…'피부치' 특약 지목

  • 2021.04.09(금) 08:33

상해등급 무관하게 거액 보장…도덕적 해이 우려

금융감독원이 손해보험사들의 운전자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단속에 나섰다.

특히 '피부치'로 불리는 교통사고피해자부상치료비(이하 피부치) 특약을 문제로 지목했다. 상해등급과 무관하게 거액의 보험금을 정액 지급해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 상품 및 마케팅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운전자보험의 판매 과당 경쟁과 함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는 과도한 보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자동차사고의 형사·행정상 책임 등 비용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금감원은 특히 피부치 특약을 콕 짚었다. 이 특약은 상해등급과 무관하게 목이나 허리가 삐는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큰 금액을 정액 보장한다. 그러다 보니 가해자와 피해자가 고의로 사고를 내는 보험사기로 악용할 소지가 그만큼 크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DB손보의 경우 이 특약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보험금을 탈 수 있어 한때 가입 수요가 급증했었다"라고 전했다.

향후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손해율이 130.5%까지 치솟았다는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했는데, 운전자보험 역시 비슷한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해율은 소비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사가 내준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100%를 넘어가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고 보험을 판매하고 있음을 뜻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부치 특약으로 보험사들이 또 다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향후 허위, 과다 청구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 관계자는 "피부치 특약에 가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하는 건 아니다"면서 "보험사별로 보험금을 타려면 검찰의 공소장이 필수이거나 세부적으로 깐깐하게 제약을 두고 있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에도 경고를 보냈다. 가령 6주 미만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의 경우 지난해 3월 판매를 시작했지만 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앞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시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 시행 이후 운전자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활용한 공포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수차례 주문한 바 있다.

금감원은 손보사들이 자발적인 개선 노력에 나서지 않으면 보험상품 감리와 함께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위험률이 극히 미미하거나 보험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운전자보험 상품이 주된 타깃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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