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스쿨존 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손해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 상품 경쟁에 나섰다.
스쿨존 벌금, 변호사 비용 등 보장액을 높이고 레저 관련 보장 내용을 섞은 상품 등을 내놓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초 보장 내역을 강화한 'KB운전자보험과 안전하게 사는 이야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 해당 보험의 판매기록은 12만건을 달성했다.
해당 보험은 페이백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사고로 1~7급 상해 부상을 입은 경우 이전 납입 보험료 전액을 환급하고 앞으로 내야 하는 보험료도 면제해준다.
가령 40대 직장인이 20년납 90세 만기 운전자보험 가입하고 20년 간 보험료를 내고 70대에 사고로 부상 7급을 받았다면 보험료를 전액 환급받는 식이다. 90세 만기 조건도 유지된다.
페이백 기능은 기존 건강보험에 적용된 적은 있었지만 운전자보험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쿨존 자동차사고벌금 최대 보장액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000만원 확대했다.
지난 14일에는 업계 최초로 SK텔레콤이 운영하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을 활용한 'KB다이렉트T-map라이프 운전자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월 5000원 보험료를 내면 운전자보험뿐만 아니라 여행·레저·골프보험 등에 해당하는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보험은 티맵 특화 상품으로 티맵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MG손해보험은 이달초 '운전자보험 JOY다이렉트' 개정을 마치고 판매를 시작했다. 개정 전과 비교해 담보를 신설하고 보장 범위를 확대한 점이 특징으로 손꼽힌다.
가입유형은 표준플랜과 든든플랜, 29플랜 등 세 가지다. 표준플랜의 경우 이번 개정 과정에서 자동차사고 변호사선임비용 가입금액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든든플랜은 변호사선임비용 가입금액을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렸고 다이렉트 운전자보험 최초로 음주, 무면허, 뺑소니 교통사고 사망 및 상해치료 등 담보도 신설했다.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보험료 2900원을 책정하고 있는 '29플랜'은 종전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사고를 내지 않으면 제공하는 보험료 8% 할인혜택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DB손해보험은 운전 중 법규를 위반해 교통사고를 일으켜 타인에게 6주미만 상해를 입힌 경우 형사합의금을 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보상하는 특약을 붙인 상품을 이달초 발표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스쿨존 사고 대인벌금 보장금액을 3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상해사고 보장내용을 특약으로 붙인 '무배당 차도리 ECO 운전자상해보험 2004'를 개정해 선보였다.
손보사들의 잇따른 운전자보험 개정 출시는 지난달 25일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됨에 따라 스쿨존 내 사고 처벌 조항이 강화된데 따른 것이다. 처벌 강도가 세지면서 운전자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다.
해당 법은 스쿨존에서 어린이 사망·상해 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과 스쿨존 내 신호등과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칭한다.
지난 27일 충남 아산시의 한 스쿨존에서 김민식(당시 9세)군 형제를 차로 친 사고를 낸 피의자에 대해 대전지법은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이 사고는 민식이법 마련을 촉발한 계기로 이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민식이법 시행으로 운전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손보사들이 형사합의금 보장 공백해소 움직임에 나선 결과"라며 "다양한 혜택으로 차별화한 보험 상품이 당분간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