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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금융]더 중요해진 핀테크 옥석가리기②

  • 2021.08.31(화) 07:10

[금융사 핀테크 밀월 명암]
아직 파종 집중…추가 제도개선 필요 
머지포인트 사태, 핀테크 거품론 경종

그간 핀테크 투자가 금융회사보다는 비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이뤄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핀테크가 금융업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존 금융회사들과는 업권이 겹치기 마련이다. 빅테크 외에는 규모도 영세하다 보니 아직까지 큰 파급력을 갖지는 못하면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비쳤다. 

특히 2019년 9월 이전까지는 금산분리법과 금융지주법 적용에 따른 출자 제한으로 금융회사의 핀테크 인수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핀테크 투자 실패에 따른 임직원 제재 가능성도 핀테크 투자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금융회사가 디지털 전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2년간 한시적으로 길이 열렸다. 최근 DGB금융지주의 뉴지스탁 인수가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핀테크 인수가 가능했던 최근 2년 동안 실제 인수 사례가 1건에 그치고 있는 건 핀테크 인수에 따른 메리트보다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회사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당시 한시적 시한을 정한 건 관련 법률이 제개정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법률 시행 전까지 최대 2년의 유효기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핀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관련 법령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핀테크 인수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실제 투자 후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이를 감내하며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례로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합작설립한 핀크의 경우 2016년 설립 후 계속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핀크는 지난해 19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174억원보다 오히려 적자폭이 더 커졌다.

다만 올 상반기엔 30억원가량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중 핀크의 누적손실에 따른 순자산가액 감소를 반영해 42억70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하기도 했다. 

DGB금융이 투자한 뉴지스탁의 경우 2019년까지는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에야 순익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여전히 적자 흐름을 이어가는 등 핀테크 업권이 큰돈을 벌기에는 아직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핀테크는 금융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실물경기나 금융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소비나 투자심리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가속화로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경제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과거보다 성장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도 상존하는 상태다. 

최근 머지포인트 사태를 일으킨 머지플러스처럼 핀테크 거품론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머지플러스는 20%라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앞세워 머지 머니를 발행해 인기를 끌었지만 전자금융업자 미등록에 따른 금융당국의 지적으로 대규모 환불사태를 빚었다. 

최근에는 환불 중단에 들어갔고, 머지플러스 역시 선불충전금을 크게 넘어서는 누적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자금융업체 미등록으로 감독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금융당국 책임론이 불거졌고, 머지플러스와 제휴한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들에 대한 영업실태 점검도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KB카드는 머지플러스와 제휴해 연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를 계획했다 전면 보류했고, 하나금융투자도 머지플러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한 바 있다. 토스와 NHN페이코도 머지플러스와 머지포인트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가 크려면 기존 금융사와 연계가 중요한데 핀테크에 대한 투자나 제휴를 고려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해당 핀테크 업체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전례를 만들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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