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내달 증시 입성을 위해 이번 주 기관 수요예측에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증시 문을 두드리는 만큼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폭풍은 무사히 지나갔다는 평가지만 빅테크 계열이라는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최근 녹록지 않은 시장 분위기를 돌파할지도 관건으로 지목된다.
증권신고서 4차례 수정…완벽 기했다
오는 11월 3일 증시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는 21~22일 이틀에 걸쳐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모가 범위는 6만~9만원으로 최상단과 최하단 중 어느 쪽에서 결정될지 예의주시되고 있다.
공모가가 결정된 후 다음 주 25~26일에 일반 청약에 나설 예정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 청약 물량 전부를 균등 배정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얼마나 몰릴지 관심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15일 기재정정 증권신고서를 또 한 번 제출했다. 7월 초 첫 지분증권 증권신고서를 낸 후 벌써 4번째 제출이다.
통상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1차례 정도 정정신고를 통해 공모가 조정에 나서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금소법 규제 변수가 불거지면서 자진해서 수정에 나섰고 최종 보완 성격으로 지난주 한차례 더 미세 수정을 통해 완벽을 기한 셈이다.
직전 보고서에서 지난달 25일 금소법 시행에 따라 대출성 상품 대리중개업에 등록하겠다고 밝혔던 카카오페이는 이번 증권신고서에 중개업 등록을 완료하고 차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아울러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한데 이어 지난달 말 보험사 설립을 위한 준비 법인을 설립한 후 이달 중 본인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 외에는 상장 후 유통주식수 관련 수정 내용 정도만 정정 신고서에 추가됐다. 상장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기존 주주인 알리페이의 유통제한 물량 중 상장 후 매도제한 일정이 발행일로부터 1년으로 돼 있던 1.7%의 보유지분이 기존 8.95%와 함께 상장일로부터 6개월까지 보호예수되는 것으로 통합된 정도다.
규제 일변도·증시 분위기 등 변수로 지목
수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카카오페이는 일단 최근 금소법 폭풍에서 무사히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금융 서비스 분야 확장에 대한 의문부호를 완전히 떼어내지 못했고 이로 인한 고평가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한 차례 공모가를 수정한 후 최근 금소법 변수가 불거진 뒤에는 공모가를 따로 조정하진 않았다. 공모가 범위가 기존보다 확대된 만큼 할인율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해서다.
대신증권은 카카오페이의 상반기 순익 27억원을 연율화해도 공모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비교회사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데다 공모 할인율이 최근 5년 유가증권시장 평균대비 보수적으로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향후 성장성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본격적인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모 흥행의 또 다른 변수로는 최근 각종 규제 환경과 최근 녹록지 않은 시장 분위기가 지목된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 간편결제서비스 업체로 시작해 금융서비스로 영역을 확장 중이고 증권과 보험 자회사를 통해 투자와 보험 관련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워 왔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증권과 보험 라이선스를 보유하면서 투자상품과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플랫폼 상에서 가능할지는 미지수로 지목되고 있다. 종국엔 플랫폼 상에서도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긴 하지만 사실상 금융사와 동일한 제도권 안에 들어가면서 이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더해 최근 빅테크 규제로 카카오페이의 모회사인 카카오가 뭇매를 맞은데 이어 최근 전방위로 강화되고 있는 가계대출 규제 역시 대출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카카오페이에 결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카카오페이의 대출 플랫폼을 통했던 지방은행,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상품 라인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런 분위기는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밖에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글로벌 증시 분위기 전반이 녹록지 않아지면서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3000선을 밑도는 등 공모 기업들이 증시에 데뷔하기엔 유리하진 않은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처음 상장일로 계획했던 8월과는 180도 달라진 상황인 셈이다.
올해 국내 증시를 달궜던 이른바 '따상' 주식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고 공모주로 자금 유입이나 상장 후 매수 열기가 예전만 못하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이 같은 분위기의 반전을 시도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