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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읍소 "핀테크, 규제보다 육성할 때" 

  • 2021.11.25(목) 06:35

글로벌 시장 대비 경쟁력 낮아지고 있어 
'동일기능' 아닌 '라이선스별' 규제 주장도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이 24일 오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제공

"기존 금융기관이나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핀테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규제보다는 육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이하 핀산협) 회장을 맡고 있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난 24일 핀산협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핀테크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금융당국에 아직은 규제를 앞세운 채찍질보다 육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장이 바뀐 후 핀테크와 전통 금융회사 사이 균형추가 금융회사 쪽으로 기울면서 핀테크 규제 강화에 따른 산업 위축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금융수장 바뀌자 분위기 반전…보험·빅테크 '희비'

실제 지난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던 서비스들이 일부 제한되고 있다. 핀테크업계는 이로 인해 중소핀테크 기업들이 위기에 내몰렸고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도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 국내 핀테크 산업 발전이 후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류 회장은 "핀테크 기업들의 혁신 서비스로 전문적인 금융서비스 문턱이 낮아졌고 국민들의 금융생활이 쉽고 편리해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라며 "하지만 아직 국내 금융기관이나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과 핀테크의 대립 구도가 자꾸 형성되는데 기업당 종사자수, 이용금액, 영업이익 등 규모만 보면 대립구조가 될 수 없다"라며 "해외와 비교하면 한국은 이제 막 시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실제 전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개 가운데 국내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 전체 핀테크 종사자 수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1개사 수준이다. 특히 올해 주요국 핀테크 산업 발전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26위로 8계단 내려왔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류 회장은 "국내 핀테크 기업은 규제 불확실성이 커 혁신적인 아이디어 출현이 쉽지 않고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금융 관행들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사업에 장벽을 만들고 있다"라며 "IT인력의 부족과 핀테크 관련 투자정보가 부족해 스타트업들의 성장(스케일업)이 지체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핀테크들이 유니콘을 넘어 드래곤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규제보다 육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입이 쉬워야 하고 그 안에서 경쟁이 자유로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보호는 중요한 과제이지만 단순히 금융피해를 막는 것 만이 소비자보호는 아니다"라며 "공급자 중심의 금융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야 하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합리적인 상품을 찾도록 돕는 것, 즉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것 역시 소비자보호의 일환으로 (당국이) 관점을 바꿔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동일기능 동일규제…핀테크 잣대 맞지 않아 

금융당국이 핀테크 규제 잣대로 내세운 '동일기능 동일규제'와 관련해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핀테크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효용이 금융회사와 같다고 해서 기능이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는게 핀테크 업계의 주장이다. 

장성원 핀산협 사무처장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동일기능 동일규제' 이슈에 대해서는 '동일라이선스 동일규제'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효용이 금융사랑 같다고 하지만 동일한 수단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라이선스'의 특성에 따라 수익의 구조나 보장받는 혜택이 다른 상황에서 단순히 표면의 '기능'만을 보고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자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핀산협에서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김시목 율촌 변호사는 "당국의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비대면 온라인서비스들이 과연 대면에서 판매하고 있는 금융서비스와 동일기능에 있는 것인지는 의문으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과 △금융 플랫폼 규제 △망 분리 등 핀테크 관련 현안들도 언급됐다. 

정인영 핀산협 부회장은 "망분리 규제로 모바일 개발 시에 필수적인 오픈소스나 라이브러리 사용이 제한돼 개발자들이 핀테크 기업을 꺼려한다"라며 "핀테크 업권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개발 단계에서만이라도 망분리를 예외로 하는 등 합리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망분리를 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안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국내는 망분리로 개발자들이 불필요한 피로도가 쌓이고 이를 견디지 못해 핀테크 업계를 떠나는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핀테크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고승범 금융위원장을 만나 이 같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장성원 사무처장은 "동일기능 동일규제, 전금법 개정, 금융플랫폼 규제는 핀테크 업계의 주요 아젠다로 이에 대한 바람직한 규제 방향과 애로사항을 당국에 전달할 것"이라며 "금융위에서도 디지털 금융 발전을 중단없이 계속할 거라 밝힌 만큼 자유롭게 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핀산협은 국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해외에서 활성화된 서비스를 규제당국과 협의해 국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노력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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