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핀테크 업계에 더 나은 혁신을 통한 도약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에서도 규제완화와 자금지원을 통해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정은보 금감원장은 핀테크 업계에 지속 성장을 위한 소비자 보호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20일 핀테크 업계와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향후 혁신 지원 방향을 설명하고 최근 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태훈 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경인태 쿠팡페이 대표와 에프앤에스밸류 전승주 대표 등 5개 핀테크 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금융당국의 핀테크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최근 국내 핀테크 산업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정은보 원장은 "핀테크 산업이 2014년 금융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사업체 약 500개, 종사자 수는 1만6000명에 이르고 투자금액도 2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하지만 전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개사중 국내 기업은 한 곳에 불과하고, 국내 핀테크 서비스 다양성과 혁신성이 정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로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것은 뼈아픈 경험"이라며 "국내 핀테크 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기술과 플레이어가 시장에 원활히 유입돼 공정한 경쟁으로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건전한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과 성장, 성숙에 이르는 기업 발전단계별 혁신 지원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환경을 구축한다. 핀테크 창업현장에서 원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금감원이 서울 핀테크 아카데미 운영에 참여하고,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또 한국핀테크지원센터 등과 공조해 혁신금융사업자에게 업무공간과 장비, 테스트비용 등의 원활히 제공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으로는 기존 핀테크혁신펀드(3000억원 규모)에 더해 산업은행, 성장금융과 디캠프 공동으로 '청년창업지원펀드'를 새롭게 조성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한다.
또 D-테스트베드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실현가능성을 검증해 안정성과 효용성이 입증되면 규제를 정비하고, 타운홀 미팅 방식인 '디지털 파인더'(금감원과 핀테크 기업, 금융사 등이 참여하는 정보공유 체계)를 출범해 최신 기술과 규제에 대해 논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성숙단계 핀테크기업이 혁신성과를 정당하게 보상받고 재도전할 수 있는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코넥스시장이 혁신기업 자금조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코스닥시장 이전상장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의 상장유지 부담도 나누기 위해 유관기관과도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사의 핀테크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핀테크 육성 지원법'(가칭) 제정을 추진해 출자대상 제한과 승인절차 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핀테크 발전은 금융산업 혁신을 위한 필수과제"라며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신뢰를 잃으면 핀테크 산업 또한 성장을 지속할 수 없어 혁신 성장 지원과 소비자 보호를 균형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