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빅테크 기업과 금융사들에게 '확대 균형'을 강조했다. 금융 신사업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은 아끼지 않으면서도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평평한 운동장을 조성하고, 이를 통한 경쟁과 동반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26일 빅테크 기업과 금융지주 주요 임원들과 만나 금융플랫폼 발전 지원 방향을 설명하고 관련 이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최인혁 네이버파파이낸셜 대표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조영서 KB금융지주 전무와 김명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박근영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은보 원장은 인사말에서 "지금까지는 테크기업이 디지털금융 혁신을 선도하고,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금융사도 오픈뱅킹을 시작으로 '원 앱(One-App)' 서비스 전략을 추구하는 등 빠르게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기업과 기존 금융사가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만들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확대 균형’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테크기업과 금융사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플랫폼에 대한 감독방향의 대원칙으로 '동일 기능, 동일 규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를 통해 테크기업과 금융사 간 불합리한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한 금융플랫폼 영업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은보 원장은 "지난해 11월 시행된 일본 금융서비스중개업 등 최근 주요국 규제 사례를 연구하고, 업계 현장과 국내 연구기관 의견을 수렴해 금융중개 관련 일반적 규율체계를 금융위원회 등 관계당국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금융사의 혁신 노력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사의 부수업무 확대를 검토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서비스 테스트 지원 등 금융의 신사업 진출 기회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해서는 금융 계열사 간 정보공유와 핀테크기업 투자 제한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플랫폼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와 사이버보안에도 신경 쓰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상품 추천에 활용되는 알고리즘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하고, 간편결제 수수료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산정‧부과되도록 유도하고 수수료 공시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정은보 원장은 "테크기업과 금융사 모두 디지털 플랫폼 길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라며 "테크기업과 금융사가 공정하게 경쟁하고 균형있게 성장하도록 넓고 평평한 운동장을 조성해 금융시장의 확대 균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