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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기준금리 같은데, 대출금리 왜 더 높나

  • 2022.02.02(수) 13:15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금리 상승
과거 1.25%때보다 대출금리 높아…시장금리탓

요즘 대출자들은 무섭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면서 대출금리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섭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질문을 듣고는 합니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는데 대출금리는 그 당시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가 같은데 대출금리가 왜 다른 걸까요?

기준금리 오르고 대출금리가 늦게 오르는 이유

"기준금리가 올랐으니까 대출금리도 오를 거야"라는 말처럼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의 금리가 오르긴 합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당장 은행 대출에 반영되지는 않고 최소 1주일 정도 시차를 두고 금리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는 도대체 무엇의 기준이 되는 걸까요. 기준금리는 바로 금융기관 간의 환매조건부채권매매(RP)와 대기성 여수신의 기준이 됩니다.

RP란 금융회사의 단기 자금조달 방식 중 하나입니다. 대기성 여수신은 금융회사가 급박하게 자금이 필요한데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리지 못할 경우 단기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둘 다 단기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하지만 우리가 받는 대출에 영향을 끼친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단기간'·'금융회사간' 자금 거래시 기준이 된다는 얘기니까요. 

실제 기준금리가 조정될 경우 즉각 반영되는 시장도 이러한 시장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초단기 시장인 '콜시장' 입니다.

'콜시장'은 금융기관이 서로 초단기(길어야 30일 입니다) 이내에 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시장을 말합니다. 돈이 오고가니 당연히 돈의 '값'도 매겨지겠죠. 이 '값'이 바로 콜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콜금리가 즉각 상승하죠. 

그런데 이러한 초단기 시장에서 점차 금리가 오르면 다른 시장에서도 금리가 오르겠지요? 이 과정에서 대출금리도 오르게 되는 겁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실제 대출의 금리가 오르는 데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기준금리 같은데, 금리는 더 높네

현재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은행들의 가계 대출금리(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포함)는 3.5%~5.5%까지로 형성돼 있습니다. 이달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영향 때문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 수준에서 운용했을 때에 이들 은행의 대출금리는 어땠을까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운용했던 기간은 2016년 6월 부터 2017년 10월까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입니다. 

일단 2016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은행들의 대출금리 평균을 살펴볼게요. 은행연합회에 공시를 살펴보면 2016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가계대출금리는 3.22~4.66%였습니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2월까지는 2.63~4.30% 였네요. 

확실히 기준금리는 같았지만 대출금리는 1%포인트 가량 낮았습니다.실제로 기준금리가 같지만 대출금리는 현재가 더 높다는 체감은 '진짜' 였던 겁니다.

왜 그때보다 더 높을까?

그렇다면 기준금리가 같은데 왜 대출금리는 과거보다 더 높은 걸까요? 그건 은행들이 돈을 조달하는 비용이 더 비싸졌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가 사용되는 단기시장은 기준금리가 가장 중요한 가격표 이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내어주기 위해 돈을 끌어오는 건 다른 시장이거든요. 돈의 가격표가 다르다는 이야기 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A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2가지 금리를 사용합니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금융채 5년물 금리를 사용합니다. 

코픽스 금리는 주요 은행들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예금, 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등 수신상품 금리의 평균을 사용합니다.

즉 기준금리가 오른 이후 이러한 수신상품의 금리도 올랐다면 코픽스 금리도 오르는 겁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신상품들의 가격의 평균이 과거보다 비싸다면 대출금리도 더 비싸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비교해볼까요. 작년 12월 기준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1.69%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월에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갔으니 1.70% 초반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2019년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5%, 11월에는 1.63%, 12월에는 1.60% 였네요. 현재보다 낮습니다. 현재 금융회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실제시장'의 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과거보다 더 높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은행들은 대출을 내어줄 때 가산금리라는 것을 얹어 대출금리를 최종 산정합니다. 가산금리란 대출 차주의 위험도 등을 은행이 직접 판단해 부여하는 금리인데요 여기에 가장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담보의 가치, 대출차주의 신용점수 등입니다. 

여기에는 은행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우대금리도 포함되는데요,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혀줄 것을 요청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즉 기준금리가 과거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출금리가 더 높은 것은 '실제 시장에서 금융기관은 과거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돈을 주고받고(시장금리가 높고)', 대출 차주는 이를 깎을 수 있는 방법이 적어져서(우대금리 항목이 줄어들어)라는 얘기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앞으로 금리 더 오른다는데 대출전략 어찌할까

문제는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기준금리가 대출 시장에 즉각 반영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출금리는 더 상승할 것이란 얘깁니다.

현재 대출을 받을 때에는 대출 차주는 두 가지 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금리를 계약 체결 시점에서 고정하는 '고정금리'와 시장의 변화에 따라 금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변동금리' 상품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완전한 '고정금리'는 없고 5년을 주기로 하는 '혼합형금리' 상품이 이를 대체합니다. 

따라서 대출을 받을때는 앞으로 시장 금리가 더 오를것을 가정한다면 '혼합형 금리'를 선택하고 시장 금리가 더디게 오를 것이라 판단한다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혼합형 금리'는 최초 금리는 변동금리 상품에 비해 높지만 오르는 속도가 더디고, 변동금리 상품은 최초로 가입시에는 혼항형 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낮지만 변동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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