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로 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예상대로 이번에는 동결이었다.
금통위는 24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올해 첫번째 금통위였던 지난 달 14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이번에는 추가 인상보다 안정적인 동결을 택했다.
속도조절 나선 금통위
금통위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11월과 올 1월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며 제로금리 수준에서 벗어났다.
이번 금통위 역시 금리인상 명분은 충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통화긴축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국내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안정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금통위 결정은 동결이었다. 반년 동안 세차례 금리를 인상했던 상황이라 속도조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상 파급효과"를 언급하며 금리인상 영향을 점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시장에서 2월 금통위를 두고 금리 인상보다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친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3연속 금리인상은 유례가 없었다는 점도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우선 대외경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간소비는 방역조치 강화로 회복흐름이 주춤했지만 수출은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호조세를 이어갔고, 고용 상황도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경제는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 전망이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이는 한은 금통위가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데 힘을 싣는 요인이기도 하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 개인서비스와 공업제품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3%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류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 중반으로 높아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높은 3%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금통위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 파급효과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성장과 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