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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정책 보조 가능할까

  • 2022.04.21(목) 15:13

이창용 "가계부채 관리 위한 범정부 TF 만들어야"
추경 규모·대출규제 완화 등 새 정부와 소통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공식 취임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고, 가계부채도 1860조원이 넘는 상황이라 이창용 신임 총재의 어깨가 무겁다.

특히 새 정부와 발걸음을 같이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창용 신임 총재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범정부 차원 TF(태스크포스)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핵심공약중 하나인 대출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정책 방향과 이 총재 견해가 약간 다른 상황이라 양측이 어떻게 조율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공식 취임했다./사진=한국은행

가계부채 관리 필요…대출규제 완화 대립할 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례적으로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본적으로 물가와 금융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이창용 총재는 이에 더해 가계부채 관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8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가계부채 관련해서 범정부 TF를 만들어 구조와 재정적인면 등 종합 솔루션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1일 취임사에서도 다시 한 번 가계부채를 언급했다. 한국은행의 책임이 물가와 금융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테두리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게 이 총재 생각이다.

이창용 총재는 "우리가 당면한 또 하나의 문제는 가계와 정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부채의 지속적인 확대가 자칫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과거 경험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국은행으로서 부채 문제 연착륙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은행 가장 큰 임무가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해 국민 신뢰를 얻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향후 가계부채 관리에도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 정부 경제 정책과 대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윤석열 당선자 공약인 대출규제 완화를 인수위에서 어떤 식으로 이행 방안을 만들지가 관건이다. 

공약에선 규제지역 여부에 상관없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70%까지 완화겠다고 했는데, 집값의 하향 안정화 없이 대출문턱만 낮출 경우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도 인사청문회에서 LTV 문제에 대해 "생애 첫 주택에 한정하고 점진적인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물가관리와 추경, 소통해야

한국은행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관리를 위해서도 새 정부와의 소통이 필수다. 새 정부가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대규모 추경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인수위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안을 만들고 있다.

50조원 규모 추경안 논의 초기만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재정건전성이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정부 지출이 많았던 만큼 지출구조조정 만으로는 대규모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하지만 지난달 물가가 4% 이상 오르면서 물가상승 문제가 더해졌다. 새 정부 구상처럼 추경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이 풀릴 경우 물가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반대로 새 정부 입장에선 물가관리를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 추경을 통한 손실보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한국은행과 새 정부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대해서도 이창용 총재는 "추경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지만 그 양이 얼마가 될지 정부로부터 듣지 못해 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총량이 굉장히 커서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면 정책당국과 얘기해 물가 영향을 어떻게 조절할지 한은도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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