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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혼선]②'규제완화?' DSR이 버티고 있다

  • 2022.06.22(수) 06:10

금융당국 "대출규제 풀겠다" 연이어 메시지
대출규제 아무리 풀어도 DSR이 발목
미래소득 반영해도 '금리'가 다시 걸림돌

대출과 관련해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의 기조는 규제 완화다.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온 LTV(부동산담보대출비율)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금융기관에게도 사실상 대출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묵과한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언뜻 보면 대출규제가 '완화'로 보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는 내달부터 1억원 이상 대출시 모든 대출에 적용된다.

현재 규모가 큰 대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DSR이 유지되는 만큼 완전한 대출규제 완화로 보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출관련 규제 방향이 일관성이 없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빌려줘라, 대신 리스크 관리만 하라"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와 소통을 통해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의 장기화, 시장금리의 상승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좋지 못한 만큼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비해달라는 것이다. 

실제 이복헌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충격으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해달라"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정 및 금융지원에 따라  부도율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보수적인 미래 전망을 부도율에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시 말해 현재 취급하고 있는 대출이 부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니 이를 감내할 수 있을 수준으로 충당금을 쌓아달라는 주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서는 금융회사에 자율적으로 맡기겠다는 방침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정부에서 가계부채 총량을 억제하기 위해 각종 규제와 더불어 총량을 직접 관리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노선이다.

실제 21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기존에 도입된 과도한 대출규제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한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스탠스가 자금공급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기조가 강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대신 은행이 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이 많이 날 수 있으니 대환대출, 우대금리 대거 부활 등으로 자율적으로 나서 가계의 이자부담을 낮춰 달라는 주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향후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주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출규제 완화 스타트는 '주담대'…발목 잡는 DSR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완화 스타트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대로 생애최초 주택구매시에는 LTV를 80%까지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개정 변경에 이미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종전 20~35년에서 40~5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가 늘어나면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갚아야 할 총액은 늘어나지만 월부담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대출을 빌리는 차주 입장에서는 매달 고정비용이 더 적기 때문에 접근성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완화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올해초 도입된 DSR이다. 현재 은행에서 2억원 이상 대출을 받을 경우 DSR은 40%가 넘어서는 안된다.

다음달부터는 1억원 이상 대출시에 모두 적용된다. DSR은 연간 모든 대출의 원리금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이 비율이 40%가 넘으면 안된다. LTV를 완화한다 하더라도 구매하려는 주택가격이 아닌 소득에 따라 대출의 한도가 달리 적용된다는 얘기다.

청년층에게 주택공급을 원활하기 위해 LTV규제를 풀겠다는 것이 현재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의 핵심인데 이것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DSR산출 방식에서 기인한다. DSR은 산출시 소득을 분모로 해 계산하는데 평균적으로 청년층의 경우 소득이 중장년층에 비해 적어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기 어려워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DSR산출시 소득이 낮은 청년의 경우 미래소득을 반영해 산출하는 방안을 개선해 이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는 사실상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래소득은 △20~34세 대출기간 10년 이상 △35~39세 대출기간 10~19년 △40~44세 대출기간 10~14년인 경우 DSR 산출시 적용된다. 현재 단계에서는 미래소득을 반영해 DSR을 산출하더라도 만기가 짧아 매달 갚아나가야 하는 원리금이 많기 때문에 미래소득을 반영하면 DSR 40% 규제에 발이 묶여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개선해 미래소득 반영시 만기를 늘린는 등 관련 규제를 재정비한다 하더라도 현재 시장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한국은행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현재 대출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어서다. DSR산출시 원리금상환액이 금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상승은 미래소득을 대폭 확대해 반영한다 하더라도 대출 한도가 늘어나지 않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DSR은 연간 금리가 올라 원리금상환액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40%를 맞추기가 어려워져서다.

예를 들어 연간 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빌리려고 할 경우 금리가 3.5%라면 약 3억8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가 5%로 늘어나게 되면 빌릴 수 있는 대출은 3억원으로 줄어든다. 

은행 관계자는 "DSR 규제가 존재하는 이상 다른 대출규제를 아무리 완화한다 하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규모는 제자리에 묶이게 된다"라며 "특히 지금은 금리상승기이기 때문에 DSR 규제를 전체적으로 손보지 않으면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늘어나는 이자부담을 감당할 수 있고 대출이 유리한 고소득자 위주로 편성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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