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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증손실 3200억…허리띠 졸라맨 삼성생명

  • 2022.08.16(화) 07:31

[워치전망대]
2분기 순익 1553억원…작년 2배지만 '어닝쇼크'
채권·주식 등 변액보험 투자수익률 저조 탓
보험이익은 견조…비용절감으로 수익성 방어

삼성생명의 올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0% 이상 증가했지만, 증권가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라며 평가절하 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대규모 즉시연금 적립 악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 더 나은 실적을 내놨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뭐였을까. 이번엔 증시 부진에 따른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손실이 삼성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삼성생명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회사지분 순이익이 1553억원으로 전년 동기 766억원 대비 102.8% 증가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언뜻 보면 세 자릿수 순익 증가가 대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2203억원과 DB금투 추정치 1977억원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766억원) 자체가 이미 어닝 쇼크였다. 삼성생명은 작년 2분기 즉시연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해 278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 데 이 여파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82.9%나 깎였었다. 재작년 2분기 순이익은 4486억원이었다. ▷관련기사 : 삼성생명, 즉시연금에 울고 삼성전자에 웃고(2021년8월18일) 

이를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게 증권가의 의견이다.

변액보증손실에 2분기 '어닝쇼크'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증시 부진에 따른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손실로 이차익이 하락한 게 문제였다. 올해 2분기 개별 기준 삼성생명의 이차손실은 690억원이다. 보험사는 크게 이자율차익(이차익)과 위험률차익(사차익), 사업비차익(비차익)으로 수익을 얻는다. 이차익은 받은 보험료를 이리저리 잘 굴려 얻은 이익을 뜻하는데 여기서 마이너스(-)가 난 것이다.

이병건 연구원은 "주식자산 위주로 2190억원의 매각이익 실현이 있었으나, 금리상승(채권 평가손실) 및 주가 하락으로 인한 변액보증손실(3230억원)이 예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변액보험은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험료를 결정하는 이율)보다 금리가 상승하거나 주가가 하락해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 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늘어나면 그만큼 이차익이 줄어든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일일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는 2020년 말 1.335%에서 2021년 말 2.011%로 올랐다. 올해 6월말에는 3.653%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20년말 2873.47에서 2021년 말 2977.65로 상승했다가 6월말에는 2332.64로 꼬꾸라졌다.

보험이익이 '그나마' 실적 견인

이런 상황에서 1500억원대 순이익이 나온 건 보험이익(사차익+비차익)이 구원투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 2분기에는 보험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한 4025억원을 기록했다"며 "보험이익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올 2분기 사차익은 2100억원, 비차익은 19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6%, 36.9%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받은 보험료보다 보험금을 덜 지급하면 사차익(예정 사망률과 실제 사망률 사이에서 생기는 차익)을 얻고, 비용절감으로 비차익(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 사이에서 생기는 차익)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금을 잘 관리하고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 순익을 방어했다는 얘기다.

증권가는 삼성생명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위험손해율 개선 등을 통해 보험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7~8월 증시 반등으로 인한 변액보증손익 환입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했다.

실제 변액보증손실 이슈는 변액보험을 팔고 있는 생보사 전체가 직면한 문제다. 증시의 부침에 따라 손실과 이익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 삼성생명, 뒷걸음질의 연속…변액보험에 '또' 발목(2021년11월18일)

이를 의식한 듯 삼성생명이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는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대부분 다시 자본으로 환입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편, 올 상반기 연결기준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5% 감소한 42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세후 기준 6475억원)에 의한 역기저효과와 상반기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손실 확대(상반기 기준 -5000억원) 등 비경상적인 요인에 기인한 결과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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