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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레고랜드' 악몽서 탈출할까…물가도 주목

  • 2022.10.30(일) 06:11

[경제 레이더]
채권금리 다소 하락했지만 '진화' 진단 어려워
10월 CPI도 관심…5% 상회 땐 금리인상 재료

지난 주 금융시장은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 탓에 들썩였다. 관건은 이제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다. 정부 관련 부처가 일제히 대책을 내놓고 민간 금융권 역시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해소될지 주목된다.

주중 발표될 10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시장 혼란 속에서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책 우선순위에 '물가안정'을 두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에 따라 내달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한전채 3년물, 회사채(무보증3년)AA-, 회사채(무보증3년)BBB- 등 주요 채권은 모두 전일대비 수익률(금리)이 모두 하락했다. 정부가 정책을 쏟아낸 영향에 시장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 '레고랜드발 급성 돈맥경화' 막으려…정부 50조원 공급 프로그램(10월22일)

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이를 말하는 신용스프레드는 이날 기준 1.389%포인트로 벌어졌다. 2009년 8월6일 기록했던 1.37%포인트를 넘어섰다. 신용스프레드가 커질수록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자금시장 경색 해결을 위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는 만큼 주중 금융권은 채권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레고랜드 발 자금경색 사태가 정부의 진단처럼 '일시적'으로 끝날지, 장기적인 불확실성으로 자리잡을지 판단 할 수 있는 바로비터가 정부 대책 뒤 시장의 반응이어서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2일 통계청이 발표할 예정인 10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주목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간 금리인상의 배경으로 물가 상승 억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아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대비 6.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된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5.7%, 5.6% 상승하며 기울기가 둔화하기는 했다. 하지만 5%대 후반의 물가상승률 역시 물가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시장에서는 10월 역시 5%대 상승률을 보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10월은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이 이어져 애초 경계감을 가졌던 수준보다는 낮은 물가가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앞으로는 상당 기간 물가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는 대내외 리스크요인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불확실성 확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진다면 한은은 금리 인상을 늦추거나 보폭을 좁히기 어렵다. ▷관련기사: [레고랜드 금융대란]⑤한은의 대응 스텝…'살금? 충분?'(10월26일)

이 총재 역시 이달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당분간 물가 수준이 굉장히 높은 상황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며 "5% 수준 물가 흐름에서는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채권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은이 내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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