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가 국내 상륙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정식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결제시장에서 점유율은 단번에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애플페이 결제 방식의 특성상 자리를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게다가 온라인에서는 이미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탄탄한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라 시장점유율을 단번에 뺏어오기도 힘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애플페이 마지막 담금질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애플페이와 단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카드는 최근 결제대행사들에게 주요 유통기업에서의 결제 테스트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 등 대형 커머스기업은 물론 무신사, 배달의민족 등이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결제대행사들에게 주요 가맹점들을 지정해 준 뒤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이르면 이달말 온라인 결제망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애플페이 런칭 이전 '온라인' 유통기업에 우선적으로 결제망 구축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는 연내 오픈하고 오프라인 결제는 해를 넘겨 서비스가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관련기사 : [단독]애플페이, 온라인 결제도 연내 국내 도입
이처럼 온라인에 우선적으로 포문을 연 이유는 오프라인 결제망 구축에는 시간적,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페이 결제를 위해서는 가맹점 사업자가 근거리무선통신(NFC)방식을 지원하는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애플페이 도입 결정 이후 이 시스템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앞다퉈 NFC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새로운 단말기를 내놨지만 아직 상용화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가맹점중 NFC결제가 가능한 POS기기는 현재 5% 미만에 불과하다.
현대카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NFC결제가 가능한 POS기기를 전국적으로 보급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현대카드가 독점계약을 맺은 코스트코, 일부 편의점 등에서 우선적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단독]애플페이, 이르면 내달 코스트코로 국내 상륙
애플페이, 판도 바꾸는 '키 체인저' 될 수 있을까
애플페이 상륙이 다가오면서 소식이 전해진 올 가을과 달리 업계에서는 긴장의 끈이 다소 풀어진 모습이다. 애플페이가 국내에서는 그 위상을 다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애플페이가 우선적으로 출범할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의 아성을 쉽게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의 익숙함이다. 이미 금융소비자가 자주 사용하는 간편결제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나 다름없는 애플페이에 적응하는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은 시장에 우선적으로 진출한 플레이어들이 그 점유율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특성을 보인다"라며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해도 사용자들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간편결제를 제공하는 전자금융서비스 업자들은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지만 애플페이는 이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더해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단독계약을 체결한 점도 변수다. 현대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아이폰을 사용하더라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에서 애플페이 출시일을 기점으로 관련 PLCC카드 등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 현대카드를 발급받는 금융소비자가 얼마나 많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카드업계가 전체적인 불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카드가 독보적인 혜택을 담은 카드를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말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중 휴대폰제조사의 서비스 일평균 이용 건 수는 448만5000건, 이용금액은 1071억2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건수의 3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함과 동시에 LG페이가 사실상 사용되지 않는 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다수가 삼성페이로 결제되고 있는 현황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중 80%이상이 '오프라인'에서 결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삼성페이가 국내 대부분의 결제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며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당장 문제는 애플페이가 NFC결제 방식이라는 점이다. 대형 프렌차이즈 등이 NFC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애플페이만을 위해 비용을 들여 단말기를 교체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국내 오프라인 결제의 강자로 떠오른 이유는 대부분 가맹점에 설치된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결제 가능 단말기가 상용화 되기 전까지 애플페이는 확산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와의 단독계약 시일이 지나도 카드업계가 적극적으로 애플페이와의 계약을 체결할지는 미지수"라며 "애플이 요구하는 수수료도 적지 않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카드와 단독계약 기간이 있는 만큼 추이를 볼 수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라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아성'을 지키기 위해 최근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삼성페이 광고를 재개했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 삼성페이 적용된 UWB, 디지털 홈키 말고도 어떤 기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