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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퇴직연금 수익률…디폴트옵션 잘 쓰면 약?

  • 2023.01.25(수) 06:09

[계묘년 금융 재테크]④퇴직연금
300조 덩치 퇴직연금, 연 수익률은 1~2%대
알아서 수익 좇는 디폴트옵션 도입 본격화
은퇴시점 맞춰 주식·채권 자동투자 'TDF' 주목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똑똑한 토끼의 해'라고 해요. 옛날이야기에서 영민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등장하는 토끼는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죠. 경제 활동 선택이 더 어려워진 때라지만 독자 여러분 모두 토끼처럼 기민하고 지혜로운 금융 재테크로 더 풍성한 한 해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계묘년 금융 재테크/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덩치는 300조원 규모로 커졌지만 여전히 1~2%대인 쥐꼬리 수익률을 일깨우기 위해 퇴직연금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됐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고르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기본값(디폴트)에 따라 퇴직연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쉽게 말해 디폴트옵션이 걸려있는 연금계좌는 가만히 둬도 스스로 돈이 굴려진다는 얘기다. 

초라한 퇴직연금 수익률

그간 상당수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한 뒤 이를 방치해 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295조6000억원 중 원리금 보장형이 86.4%(255조4000억원)를 차지한다. 근로자의 자산운용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바쁜 일상에 밀려 관심도 부족한 탓이다.

일례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MZ세대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결과를 보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54.1%)을 넘었다. ▷관련기사 : MZ세대 10명 중 8명 "경제적 걱정에 노후 불안 느껴"(2022년 9월 27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률은 기대 이하다. 연간 수익률이 1~2%대를 맴돌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전체 연간수익률은 △2017년 1.88% △2018년 1.01% △2019년 2.25% △2020년 2.58% △2021년 2.00%에 불과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94%에 그쳤다.

다른 주요 연금인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인 7.63%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공무원연금(7.20%)과 사학연금(8.28%)도 7~8%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마찬가지. 미국의 DC형 퇴직연금인 401k의 10년 연평균(2010~2020년) 수익률은 8.6%에 달한다. 일본의 10년 연평균(2011년 3월~2021년 3월) 수익률도 5.5%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10년 연평균(2011~2021년) 수익률은 2.39%에 그쳤다. 노후자산을 넉넉하게 마련하는 건 개인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다. 노인빈곤률이 높으면 사회적으로도 치러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디폴트옵션 어떻게 투자할까

퇴직연금 비교/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정부가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건 퇴직연금을 투자형 상품으로 유도해 중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작년 12월 고용노동부는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상품 승인 결과를 발표했다. 은행 11개, 보험사 14개, 증권사 14개 등 39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총 318개 상품을 신청했고, 259개 상품이 승인(승인율 81%)됐다. 승인된 상품은 운용보수·판매보수·기타보수 등을 합해 근로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수수료가 적립금 총액의 1%를 넘지 않았다. ▷관련기사 : '디폴트옵션'으로 알아보는 정부-금융사가 검증한 펀드는(2022년 12월 30일)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기업은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시한 디폴트옵션을 근로자 대표 동의를 거쳐 퇴직연금 규약에 반영해야 한다. 근로자는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가 있는 금융사(은행·보험·증권사 등)가 제시한 디폴트옵션 상품중 한 개를 선택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상품과 원리금 보장상품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원리금 보장상품 △타깃데이트펀드(TDF)·밸런스펀드(BF)·스테이블밸류펀드(SVF)·사회간접자본(SOC)펀드 △펀드와 원금보장 상품을 혼합한 포트폴리오형 등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1개의 원금보장형 포트폴리오와 저·중·고위험으로 나눠진 3개의 원금비보장형 포트폴리오 등 총 10개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각 포트폴리오당 펀드는 최대 3개까지 구성된다. 

보통 실적배당형인 고위험의 경우 TDF나 BF로 구성된다. 중위험, 저위험 포트폴리오는 TDF, BF, 정기예금을 혼합한 형태다. 원리금 보장형은 정기예금 등으로 구성된다. 디폴트옵션 상품 중에서는 TDF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TDF는 가입자가 목표 시점(Target Date)을 선택하면 은퇴 목표 시점(빈티지)에 맞춰 국내외 주식과 채권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하는 펀드다. 젊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지면 안전자산인 채권을 늘려 리스크를 낮춘다. 미국에서는 2019년 기준 디폴트옵션 가입자의 87.3%가 TDF 상품을 선택할 만큼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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