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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지자 대출 수요 증가…금융당국 해법은

  • 2023.05.23(화) 06:13

시장금리 하락 지속…가계대출 수요 증가
가계부채 우려 여전…정책 대안 중요성 커져

1년 만에 시장금리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 오는 2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금리는 상방 압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가계대출 수요도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2~3년 전에 비해선 금리가 높은 상황이고 가계부채도 부담스럽다. 특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수요 증가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급등 이전 수준 돌아간 코픽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4월 코픽스 금리는 3.44%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3월에는 전달보다 소폭 오르며 코픽스 하락세가 멈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내 내림세로 다시 전환했다.

코픽스 및 기준금리 추이/그래픽=비즈워치

특히 3.44%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숫자다. 현재의 기준금리(3.5%)보다도 낮다. ▷관련기사: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코픽스…'주담대 이자 줄어든다'(5월15일)

실제 은행들이 취급하는 대출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3월 평균 금리는 4.77%로 전달(4.84%)대비 0.07%포인트 하락(은행연합회 공시 기준)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최저 3.7%에서 최고 5.5% 수준에 형성돼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들자 은행을 찾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 포함)은 전달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달의 경우 주담대는 늘었지만 기타대출 감소폭이 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4월에는 기타대출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전달보다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대출 감소 폭이 줄었다"며 "기타대출은 계절요인이 사라졌고, 주식투자 관련 일부 자금 수요 등으로 감소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도 떨어지고 집값도 고점 대비 하락하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 주택시장이 이전보다 살아나고 있어 가계대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여전한데…연체율도 증가

이같은 상황에서 오는 25일 진행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까닭이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시장금리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은 1867조290억원이다. 전분기에 비해 4조원 가량 줄어든 규모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1분기 5대 시중은행 연체율은 평균 0.26%로 1년 전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하면 4개 은행 모두 평소 연체율 관리 수준인 0.2%를 넘겼다. ▷관련기사: 은행 연체율 상승 '긴장'…충당금에 자본확충까지(5월3일)

주요 은행 연체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제때 이자를 내지 못해 은행이 차주에게 부과하는 지연배상금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60억원으로 집계(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실)됐다.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기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만기연장·이자유예 등 금융지원이 오는 9월부터 종료될 예정이다. 그동안 5차례 종료 시점을 연장했는데 추가 연장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대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은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은행들은 충당금 규모를 늘려 대응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대책이 없다면 위기가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회복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연체율 증가 등 금융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대비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재정투입을 포함한 구체적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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