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기준금리 3연속 동결…'닫히지 않은' 인상 가능성

  • 2023.05.25(목) 16:02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로 묶어…2·4·5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끝 아냐"…물가·미국 등 지켜봐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 확연해진 데다가 경기 회복을 거들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묶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최종 수준이 여기(3.5%)까지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금통위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아예 닫아두지는 않았다. 섣부른 추측을 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도 남겼다.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한은, 3연속 금리동결 이유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해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동결 결정은 대내외 여건을 살펴봤을 때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종합적으로 고려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단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금리인상 명분이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온 것이다. 그 만큼 한은 역시 무리해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물가 상승률을 더 낮추기 보다는,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내외 여건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민간 소비는 회복되는 추세지만 국내 경제의 허리나 다름없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은 역시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1.4%로 하향조정했다.

경기 침체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로 꼽힌다. 금리가 오른 상태에서 경기 회복의 뚜렷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자 주요 경제 주체들이 대출을 잘 갚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 하나, 신한, KB국민,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로 집계 됐는데, 통상 은행 연체율이 0.2% 내에서 관리된다는 점에서 불안한 지점이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가 더 올라가지 않고 현 수준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내년초까지는 연체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이는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 등을 감안하면 큰 위기는 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금리 인상 가능성 여전히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자 지난 2021년부터 이어져 온 금리인상 사이클의 기준금리 최고점이 현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에 대해 쉽게 예단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오히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날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모두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통화당국 중기 목표치인 2%보다는 높다는 게 하나다. 이날 한은은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3.5%, 내년 2.4%로 제시했다. 올해는 지난 2월 발표 때와 같지만 내년은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으나 근원물가 둔화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며 "한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겁만 준다는 시장의 반응이 있는데 우리는 옵션을 열어놨다. (앞으로 금리정책은) 물가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된다. 현재 한국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다. 현재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종전과 달리 느슨한 태세를 보이고 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국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원화의 가치절하 등의 부작용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한은 역시 이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미간 금리차가 더 벌어진다면 한은 입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할 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