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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뱅 가이드라인 발표 초읽기…금융당국 요구사항은?

  • 2024.11.04(월) 08:10

금융당국, 11월 제4인뱅 예비인가 심사기준 발표
자본력·신용평가 모델·사업계획 등 구체화 필요

금융당국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속도를 낸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의 구체적인 조건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사표를 낸 컨소시엄들이 각각 목표로 한 영업 방침 등을 공개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들에게 어떠한 세부 조건을 요구할 지가 관심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중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연내 희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했던 과정 등을 고려하면 예비인가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출범은 내후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10일 있었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신규인가 절차를 신속하게 준비할 것"이라며 네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속도를 내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도전장 낸 컨소시엄, 공통분모는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한국소호은행 △AMZ뱅크 등 총 5개의 컨소시엄이다. 

이들 컨소시엄들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특화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국내 경제 주축 중 하나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들에게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기관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기존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해 자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곳도 많았다"라며 "인터넷 전문은행만 할 수 있는 혁신을 통해 외면받았던 이들에게도 자금을 원할하게 공급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뭘 볼까-①자본력

금융당국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건 컨소시엄들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특화은행으로 자리잡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최근 10년 이내 중요 목표 중 하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안정성 제고 였다. '상생'과 '포용'이라는 단어 아래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특화한 은행이 생긴다는 것은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사실 기업은행 중심으로 이뤄졌던 측면이 있다"라며 "기업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특화은행이 생기면 기업금융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전했다. 

남은 것은 얼마나 더 안정적으로 은행을 운영할 수 있느냐다. 튼튼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금융당국은 이를 직간접적으로 강조해 왔다. 과거 케이뱅크가 금산분리 규제에 막혀 추가로 필요한 자본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해 한동안 대출 영업을 중단했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금융당국은 토스뱅크가 최초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했을 당시 주요 주주들이 VC(밴처캐피탈)인 데다가 추후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을 이유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불허하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들이 도전장을 낸 이후에도 비슷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후 일부 컨소시엄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컨소시엄에 합류할 수 있는 든든한 우군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게 금융권 일부의 분석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컨소시엄 중 일부는 사실상 스타트업이나 다름 없는 곳들도 많다"라며 "대주주가 자금조달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를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다른 기업들이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뭘 볼까-②신용평가 모델

금융당국이 이번 인가에서 중요하게 볼 요인으로는 신용평가 모델이 꼽힌다. 은행으로부터 외면받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현재 은행권보다 높은 혹은 차별화한 수준의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은행은 수익성 뿐만 아니라 건전성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에 대한 계획없이 청사진 만으로는 설득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도전장을 내건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들은 대부분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이 주축이라 이들에 대한 이해도 자체는 높다는 평가다. 다만 이 점이 향후 인터넷은행의 대출 상환능력 평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지적이다. 

한 은행 기업여신 관계자는 "이들은 그동안 외면 받았던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비금융 데이터를 더욱 잘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지금 당장 증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예비인가 이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역시 당국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뭘 볼까-③대출로만 먹고살 수는 없다 

현재 제4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건 컨소시엄들은 단 한가지의 사업 영역에 대해서만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져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 대출을 공급한다는 것 정도다. 다만 은행은 대출만 해서는 먹고 살 수 없다.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자금조달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쌓이는 돈을 운용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영역에도 진출해야 한다. 리스크와 자본 부담 완화를 위해서도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청사진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특화라고 하더라도 저원가성예금과 같은 핵심 자금 조달을 할 때에는 가계 등 리테일에 기대야 하는 측면도 있다"라며 "리테일을 배제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특화라는 그럴듯한 이유 하나만으로는 은행의 지속성장가능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후 컨소시엄들도 사업계획을 더욱 명확하게 하지 않겠느냐"라면서도 "다만 현재에는 사업계획이 절반도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특화를 내세워 제한된 영역에서만 영업을 하겠다고 했으니 이 곳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같은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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