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진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진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이뤄낸 역대급 실적 개선과 글로벌 부문에서 거둔 괄목할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풀어내야 할 난제도 녹록지 않다.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주주환원이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해야 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건전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리딩뱅크 쟁탈전에도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 한편,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정비도 병행해야 한다. 5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어 계열사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2기'는 생산적 금융 전환과 건전성 관리를 함께 수행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공급 목표를 제시했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생산적 금융'은 기업대출 확대로 연결되고 이는 곧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직전 분기 141조1200억원에서 올 3분기 143조9300억원으로 2조8100억원(2%) 증가했다. 하지만 중기대출은 위험가중치(RW)가 높아 대출이 늘수록 RWA가 커지고, 이는 곧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 부담을 키운다. CET1이 낮아지면 대출 여력뿐 아니라 주주환원 여력과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신한금융의 3분기 CET1 비율은 13.56%로 직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간 RWA가 약 8조원 증가한 영향이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확대 기준인 13%대를 방어하고 있지만 기업대출 확대 기조가 지속되고 규제 변수까지 맞물릴 경우 자본정책 운용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리딩뱅크 타이틀이 KB국민은행에 넘어간 점도 고민거리다. 신한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3조3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지만, 국민은행이 3조3645억원을 기록하며 근소하게 앞섰다. 격차는 8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쟁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비은행 부문 개선도 속도를 내야 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비은행 계열사 누적 순이익이 1조227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553억원) 대비 2.25% 줄었다. 역대급 실적에도 비은행 기여도는 24.8%에 그치면서 KB금융(34.3%)과의 격차가 뚜렷했다.
신한라이프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하고,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 순이익도 44% 급증했다. 하지만 10년 만에 삼성카드에 1등을 뺏긴 신한카드 순이익이 31.2%나 빠지고 신한EZ손해보험의 적자 폭이 약 2배로 확대되는 등 일부 계열사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관련기사 : 삼성카드와 더 벌어진 신한카드…비용 부담 여전(2025.10.28.)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 역시 2기 진옥동 체제에서 중대한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신한투자증권에서는 ETF 유동성공급자(LP) 부서 직원이 업무 목적을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진행하면서 약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진 회장은 조만간 계열사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을 위원장으로 사외이사 4명이 포함된 자경위를 5일 열 계획이다. 이번 인사 대상은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등 4명이다. '2+1년' 임기를 모두 채운 이영종 대표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굵직한 계열사 대표는 지난해 대거 교체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