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을 하루 앞두고 "금감원에 대한 통제 강화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게 중론"이라면서도 "방법론에 대해선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서 하거나 금융감독이란 전문성도 있기 때문에 주무부처가 하는게 실효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대한 통제는 강화하되 금융위가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상급 기관으로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에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간 금융위 입장에 관심이 쏠렸다.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예산 편성과 인사 운용 등 금감원 통제권을 재정경제부에 일부 넘겨줘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위도 반길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열린 출입기자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부 조직개편안에서 나왔던 취지들과 그간 금감원의 공공성·투명성 관련 외부 지적들을 감안할 때 민주적 통제 강화 필요성은 있다고 보는 게 중론"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서 공무원법에 따른 공시라든지 복리후생, 증원 등에 대해 공공기관 관리체계에 편입해서 통제하는 방법이 하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하는 주체가 누가 될 거냐 이것을 어떻게 보면 금융이라는 특수성도 있고, 금융감독이라는 전문성도 있다"며 "어떤 측면에서는 통제는 하되 주무부처가 하는게 더 실효적이지 않느냐 이런 부분도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위 통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인지를 재차 묻자 이 위원장은 "아무래도 절차라는 게 있기 때문에 공운위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금융위 의견은 차관이 참석해서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공운위는 내일 열린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르면 공운위는 주무부처 기관장과 협의를 거쳐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의결해야 한다. 금감원의 주무부처이자 상급 기관인 금융위에서는 권대영 부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소비자보호 업무 분리가 무산된 이후 금감원의 마지막 고비로 여겨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개편과 맞물려 수면 위로 부상했지만 지난해 9월 금융감독체계 개편 철회와 함께 잠시 사그라들었다.▷관련기사:[현장에서]금감원, 공공기관 지정?…또 시험대 선 이찬진 리더십(2025.11.17.)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감독체계개편과 달리 공운위를 통해 지정만 하면 되는 사안이기에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예산과 인력 운용에 대한 권한이 재정경제부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현재 금감원은 무자본 특수법인임에도 공공기관에 준하는 위치에 있기에 재경부의 공공기관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다만 상급 기관은 엄연히 금융위이므로 예산 편성과 인력 운용, 인사 지침 등은 금융위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공운법에 따라 재경부가 이를 총괄하게 된다.
특히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될 경우 재경부 장관이 정하는 경영지침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매년 경영실적 평가를 통해 임직원의 성과급은 물론 기관장의 거취까지 결정되는 구조로 바뀐다.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도 공운법에 따라 전면 재편된다. 임원 임명 시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공운위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정부의 인사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다. 아울러 알리오(ALIO)와 같은 통합 공시 시스템을 통해 기관의 모든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법적 의무도 부과된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방향성은 금융위, 예산과 인력 등은 재경부의 관리를 받게되는 셈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를 '옥상옥'이라 규정하며 공공기관 지정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요구되는 부분이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워낙 중요한데 (공공기관 지정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 원장의 우려와 맞닿아 있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조사처는 "장기적으로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약화되고 정책적·정치적 영향에 노출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2007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불과 2년 만인 2009년 해제됐다. 마찬가지로 금융감독 독립성 강화 필요성이 이유였다.
반대로 금융위 입장에서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들어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 특별사법경찰 신설 및 인지수사권 부여 등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으나 주도권을 재경부에게 내줄 경우 얻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논리다.
지난 1999년 금감원이 출범한 이후로 금융위가 정책을 결정하면 금감원이 그에 따라 금융회사를 감독·검사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여기에 재경부 영향력이 더해질 경우 금감원의 감독·검사 방향성 결정이 이전 대비 번거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은 "금융위는 항상 '금감원을 통제하고 싶다'와 '주도권을 내주고 싶지 않다'는 두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결국 기관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상하고 가라앉는 이슈"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