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금리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 주 공개되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을지 주목된다.

미국의 7월 고용은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지난 7일(현지시간)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만3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만3000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1%로 전달(4.2%) 대비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4.2%)도 밑돌았다.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질 경우 이르면 9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확인되면서 연준이 당장 추가 인상에 나서기보다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ING은행은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연준이 채권시장 급락을 막기 위해 9월 금리 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은의 셈법도 복잡하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 쪽으로 기운다고 해도 한은이 이를 따라 완화 기조로 전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는 집값과 가계대출이 더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집값과 가계대출은 쉬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한달 새 4조183억원 증가했다. 6월에 이어 두달 연속 증가폭이 4조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서울 아파트값은 77주(8월 첫주 기준) 연속 상승 중이다. 한은의 주택가격전망지수도 4개월 연속 올라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에 분양된 아파트의 잔금대출이 이어지면서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27일 열리는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집값과 가계대출이 계속 뜨거운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을 닫기보다는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7월 금리인상 효과 점검,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국내총생산(GDP)·물가 전망치의 대폭 상향 조정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매파적' 동결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음 주에는 한은의 판단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나온다. 오는 11일 지난 7월23일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돼 위원들이 집값과 가계부채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3일에는 7월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가계대출과 은행권 자금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14일에는 6월 통화 및 유동성과 7월 수출입물가지수가 발표된다.
금리를 올린 뒤에도 부동산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가운데 한은이 이번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