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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휴온스 윤성태, 계열 ‘딜’에 끼워넣자…차남 ‘잭팟’

  • 2023.02.13(월) 07:10

[중견기업 진단] 휴온스⑤
휴노랩, 한때 휴베나 지분 59% 1대주주
21억 들여 130억에 매각…기업가치 ‘Up’
윤성태 차남 윤연상, 덩달아 20억 차익

2021년 11월, 중견 헬스케어그룹 휴온스(Huons)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확장한 미래전략사업 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헬스케어 토털 부자재 분야의 잇단 계열 통합으로 이어졌다. 

사업 재편은 오너 윤성태(59) 회장에게도 그간 ‘열일’ 해온 대(代)물림 작업이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됐다. ‘계열빨’ 든든했던 휴베나를 기반으로 후계승계의 ‘히든카드’와 나아가 아들에게까지 적잖은 ‘캐시’를 안겨줬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휴노랩, 휴베나 편입 3년 만에 1대주주

휴베나는 1996년 10월 ‘국제유리’로 설립됐다. 의료용 유리용기 앰플, 바이알 제조업체다. 휴온스 계열로 편입된 것은 2008년 12월이다. 작년 7월 메이크업 스펀지·퍼프 등 화장품 부자재 업체 휴엠앤씨(옛 블러썸엠앤씨)에 흡수·통합됐다. 화장품, 제약, 의료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토털 부자재 사업을 전개한다는 게 명분이다. 

한데, 휴베나는 원래 윤 회장 일가와 떼려야 뗄 수 없이 밀접했던 곳이다. 편입 당시부터 2016년 6월까지 8년간 대표로서 경영을 챙겼던 이가 김경아(59) 현 휴온스글로벌 사장이다. 윤 회장 부인이다. 나아가 법인이 합병해산할 때까지 부부가 나란히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다. ‘[거버넌스워치] 휴온스 ④편’에서 상세히 얘기한, 예나 지금이나 사실상 윤 회장 아들 3형제가 주인인 휴노랩 등장한다. 휴베나는 당초 인수주체가 모태기업 옛 ㈜휴온스(현 휴온스글로벌)였다. 지분매입, 신주출자를 통해 지분 87.5%(22억원)를 확보했다. 반면 3년 뒤인 2011년 12월 40.63%로 축소, 최대주주 지위를 내줬다. 46.88%(12억원) 매각에서 비롯됐다.

당시 1대주주로 부상한 게 휴노랩이다. 게다가 ㈜휴온스 외의 지분 59.38%를 전량 소유했다. 바꿔 말하면, 휴베나 편입 당시 ㈜휴온스 외에 휴노랩이 12.5%(3억원) 인수자로 참여했고, 이어 ㈜휴온스로부터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는 얘기다. 

윤 회장이 휴노랩 대표(2009년 3월~2014년 3월)로 있을 때다. 휴베나가 2013년 12월 1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양대 주주의 보유지분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지분율대로 각각 6억원, 4억원을 출자했다. 휴노랩 1대주주 체제는 오랜 기간 이어졌다. 

느닷없이…윤성태 차남 윤연상 등장

휴노랩이 휴베나를 통해 ‘잭팟’을 터트렸다. 투자수익이 무려 109억원이나 된다.  특히 윤 회장의 차남 윤연상(32)씨가 덩달아 2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휴베나 양대 주주의 60% vs 40% 지분구조가 깨진 것은 2018년 6월이다. 2016년 5월 ㈜휴온스가 휴온스글로벌(존속)과 현 ㈜휴온스(신설)로 분할, 휴온스글로벌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지정(2016년 8월)된지 2년이 돼가던 무렵이다.    

휴노랩이 28.88%를 43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휴온스글로벌이 55.10%를 확보, 다시 1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주사 지정 이후 유예기간(2년) 내에 자회사 지분 요건(당시 상장 20%·비상장 40%, 2022년 이후 신규편입시 30%·50%)을 충족시키는 차원이었다. 휴노랩은 30.5%로 축소됐다. 

묘한 것은 다음이다. 이 딜을 계기로 느닷없이 윤 회장 차남이 휴베나 주주로 등장했다. 즉, 휴노랩의 지분 매각 당시 휴온스글로벌 말고도 윤연상씨에게 절반을 넘겼던 것. 윤연상씨가 3대주주로서 14.44%를 갖게 된 이유다. 김 사장이 남편의 뒤를 이어 휴노랩 대표(2014년 3월~2022년 3월)로 있었고, 윤 회장 또한 등기임원(2009년 3월~2022년 3월)직을 유지하고 있던 시기다.    

작년 4월 휴노랩에 또다시 투자회수의 기회가 주어졌다. 휴엠앤씨가 휴베나 지분 100%를 전량 매입했다. 휴베나 합병 3개월 전이다. 사업재편 흐름에서 보면, 지주사의 자회사를 가져와 흡수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휴온스글로벌(157억원) 등 휴베나 주주들이 대가로 받은 돈이 285억원이다. 휴노랩도 87억원이나 됐다. 

휴노랩은 결과적으로 휴베나에 들인 자금은 21억원에 불과한 반면 2차례에 걸쳐 도합 130억원에 팔았다는 계산이다. 주당단가로 치면 680원인 주식을 4200원에 5배 받고 넘겼다. 윤연상씨라고 예외일리 없다. 4년 만에 ‘더블 수익’을 냈다. 총 21억원(주당 2840원)을 주고 산 지분을 처분해 41억원(주당 5480원)을 손에 쥐었다.  

휴베나, ‘계열빨’ 든든했던 캐시카우 

재작년 말로 보면, 휴노랩은 자본금 6600만원에 자기자본이 172억원이다. 총자산은 183억원이다. 이후 작년에 휴베나 주식 처분을 통해 상당한 ‘캐시’를 손에 쥐었고, 기업가치는 한 단계 더 ‘레벨-업’ 됐을 게 뻔하다. 

윤 회장이 3형제 승계 지렛대로 삼을 요량으로 휴노랩을 키우는 작업이 또 한 번 먹혔고, 와중에 아들까지 챙겨 적잖은 재산을 안겨줬다는 뜻이다. 비결? 사실 뭐, 비결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다. 휴베나의 사업구조를 보면 바로 감이 잡힌다. 

휴베나는 2012년 이후 10년간 계열 매출이 매년 40%를 웃돌았다. 예나 지금이나 의료용 유리용기 앰플, 바이알 등을 휴온스 주력사인 ㈜휴온스, 휴메딕스에 납품하는 게 주된 일이라는 의미다. 2021년을 보더라도 각각 103억원, 23억원 등 도합 132억원에 달했다.  

벌이가 안 좋을 리 없다. 매출은 2012년 120억원 이후 201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성장 추세를 보였다. 재작년에는 246억원을 찍었다. 사상 최대치다. 계열비중이 53.7%였던 해다. 흑자를 거른 적도 없다. 특히 2017년(19억원․9.5%)을 빼고 나면, 빠짐없이 영업이익이 20억원을 웃돈다. 이익률은 11%~15%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렇다 보니 휴베나의 주식가치가 매년 예외 없이 뛰었을 것은 뻔하다. 즉, 윤 회장이 ‘계열빨’ 든든했던 휴베나를 아들 3형제 회사 휴노랩과 차남의 ‘캐시카우’로 삼은 정황이다. (▶ [거버넌스워치] 휴온스 ⑥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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