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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부과' 의약품 관세 연기…협상이 시작됐다

  • 2025.10.14(화) 10:00

트럼프, 의약품 관세 부과 '미루기로'
화이자 약가인하·투자로 관세유예
협상 후 2차 관세 공세 거세질 듯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1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하겠다고 했던 수입 의약품 '100% 관세' 부과가 보름 가량이 지난 14일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미뤄진 것이다. 이 틈을 타고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정부와 약가 인하, 대규모 투자를 조건으로 3년 관세 유예에 합의했다. 

이처럼 관세는 실제 집행 여부와 별개로 미국에서 약가 인하·현지 투자를 끌어내는 강력한 협상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는 의약품 관세 공세가 다국적 제약사들의 '통 큰 양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화이자·아스트라, 3년간 의약품 관세 유예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100%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하 및 생산과 투자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가 앞으로 모든 처방약을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에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판매하는 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동시에 신규 출시되는 의약품 가격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려 미국 시장에 공급 받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는 앞으로 5년간 미국에 의약품 공장 건설 등으로 500억달러(약 71조원)를 투자키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그 대가로 3년간 의약품 관세를 유예받게 됐다.

앞선 지난달 30일 화이자도 미국에 출시하는 의약품을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미국 정부와 약가 인하 합의하면서, 의약품 관세 3년 유예 약속을 받았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

세계 매출 순위 4위(화이자. 2024년 매출 기준), 6위(아스트라제네카) 기업이 미국 정부와 통 큰 합의를 하면서 다른 빅파마들도 협상 테이블을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관세라는 채찍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근을 내놔야 한다. 

10월 1일 의약품 관세 부과는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1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하겠다고 했던 수입 의약품 '100% 관세' 부과를 미루기로 했다. 관세 부과는 보류되었지만 업계 전반에 추가 딜을 압박하는 협상 지렛대로 관세 그 자체가 충분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올해 봄부터 제약기업들의 의약품 약가 인하와 미국 내 생산 및 투자를 끌어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소위 '빌드업'을 해왔다. 주저하는 제약기업들의 결단을 끌어낼 마지막 무기가 바로 '관세'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의약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개시하고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약가를 최혜국 수준으로 낮추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약가 인하 요구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내각 회의서 "수입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같은 달 백악관은 17개 제약사에 의약품 가격 인하 서한을 발송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의약품 관세 폭탄을 맞으면서 약가를 인하해야 하는 불가능한 미션을 피할 길은 결국 미국 내 생산뿐이었다.

10월을 5일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런 의약품 관세 부과 발표는 주저하던 빅파마들의 최종 결단을 끌어낸 트리거 역할을 했다. 

바이오협회는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는 화이자와 맺은 계약과 같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브랜드의약품 약가인하(최혜국 약가인하)와 미국 내 의약품 제조시설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하면서 관세 부과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결국 차례는 온다

트럼프 정부는 집권 이후 관세 등을 무기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미국 내 투자 결정을 압박해왔다. 이들 분야가 우리 주력산업이었기에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 소식도 잇달았다.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야욕이 의약품까지 미쳤지만 아직 국내 바이오제약기업까지 관심이 미치지 못했다. 이번 조치가 복제의약품은 제외하고 특허 만료전인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타깃한다는 점에서는 빅파마들이 주요 협상 대상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2차 관세 국면'에 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일라이 릴리 의약품 공장은 4600억원에 인수하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셀트리온은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뿐 아니라 짐펜트라(Zymfentra) 등 신약을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보유한 SK바이오팜도 미국 내 재고를 늘리고 현지 생산이 가능한 위탁생산업체(CMO)를 확보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미국에 수출하는 대웅제약·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관세 부담 시 가격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며 대응 전략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파마들의 양보가 끝나면 2차 관세 압박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국내 산업도 가격, 공급, 현지화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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