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광약품의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과 협력을 통해 RNA 치료제 개발 회사로 도약하는 모습이다. 한때 코스닥 상장 및 임상 실패와 투자자금 반환 등 위기를 겪었으나 이번 협력을 통해 어두운 터널 끝 빛을 기대하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콘테라파마를 발굴하고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원한 모회사 부광약품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덴마크 벤처기업, 2014년 부광약품 자회사로
콘테라파마는 2010년 설립된 덴마크의 중추신경질환 치료제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2014년 부광약품이 34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 회사의 가장 앞선 신약후보 물질은 파킨슨 관련 이상 운동증 치료제인 JM-010이다.
콘테라파마가 주목 받은 것은 2010년대 후반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 붐이 일어나면서다. 신약 개발 벤처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린 국내 투자사들이 덴마크의 콘테라파마를 눈여겨 본 것이다.
콘테라파마는 2019년에 국내 투자사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이듬 해에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에이치델타사모펀드합자회사로부터 510억원(신주 기준 352억원)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시리즈B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2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콘테라파마에 대한 기대가 컸다.
콘테라파마는 투자금으로 JM-010의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등 국내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했다.
코스닥 상장 및 임상 실패, 투자금 반환까지
중요한 시기에 위기가 닥쳤다. 콘테라파마는 국내 바이오벤처 붐이 꺼지기 시작한 2021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상장요건에 맞는 등급 획득에 실패했다. 코스닥 상장이 불발된 것이다.
국내 상장이 지체되면서 2022년, 2024년 시리즈 A, B 투자자의 지분 매각 계약 조항에 따라 투자금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24년에는 에이치델타 사모투자합자회사에 투자금에 이자를 더해 632억원을 반환했다.
같은 해 기대했던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 치료제 JM-010가 유럽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JM-010 임상마저 중단되자 위기는 극에 달했다.
그럼에도 모회사인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를 포기하지 않았다. 부광약품은 2024년 8월 44억원, 같은해 10월 30억원, 2025년 4월 33억원을 추가 투입하면서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부광약품이 지금까지 콘테라파마에 쏟아부은 자금은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부광약품의 콘테라파마 지분율은 99.5%에 이른다.
RNA 신약개발 회사로 변신
위기를 벗어나면서 반등의 기회가 찾아왔다. 부광약품은 전날(21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콘테라파마가 덴마크의 글로벌 제약사인 룬드벡(Lundbeck)과 RNA 의약품 연구개발 협력(Research Collaboration)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 중인 파킨슨병 환자 대상 아침 무동증 치료제 'CP-012'가 임상 1b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콘테라파마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재도약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콘테라파마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RNA 신약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콘테라파마는 차세대 치료제인 RNA 신약 개발회사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그 결과 독자적 RNA 치료제 발굴 플랫폼(AttackPoint, OligoDisc, SpliceMatrix)을 확보했고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룬드벡과의 계약도 성사된 것이다.
특히 룬드벡과의 협력은 선급금과 마일스톤까지 있는 의미있는 계약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지만 콘테라파마는 각 목표에 대해 룬드벡으로부터 선불 지급금과 전액 연구 자금을 받게 된다.
또한 주요 전임상, 임상, 규제 및 상업적 성과와 관련된 마일스톤 지급금을 받으며 향후 결과물 제품의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수령하게 된다. 이제영 대표는 "이번 계약과 동시에 선급금을 수령한다"면서 "비공개이지만 4분기 영업이익에서 계약규모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테라파마는 후속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환자 대상 아침 무동증 치료제 'CP-012'도 1b상에서 목표치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아침 무동증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주로 아침에 나타나는 운동 장애로, 몸이 움직이지 않고 굳어 있는 증상이다.
부광약품 김지헌 연구개발본부장은 "CP-012의 경우 시장성과 임상 2상 성공 가능성,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후속 개발 방향이 결정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