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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양바이오팜 홀로서기 '왜 뜨겁나'

  • 2025.11.28(금) 10:00

신약 개발 R&D 자금조달 통로 확보
독립적 기업가치·글로벌 성장 가속

삼양그룹의 의약·바이오 전문 계열사 삼양바이오팜이 삼양홀딩스에 흡수합병된 지 4년 7개월만에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인적분할을 통해 삼양바이오팜의 독자적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시장의 기대가 빠르게 반영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삼양바이오팜이 떨어져 나온 이유와 업계가 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분자 소재 기술로 세계 톱티어 수술용 봉합사

삼양바이오팜은 1995년 삼양홀딩스의 전신인 삼양사의 의약사업부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후 삼양사가 2011년 지주사 체제인 '삼양홀딩스'를 출범하며 의약사업부를 삼양바이오팜으로 물적분할해 설립했죠.

삼양바이오팜은 10년 뒤인 2021년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신사업 등 중장기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삼양홀딩스에 흡수됐습니다. 이번에 인적분할로 4년 7개월 만에 독립 기업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삼양바이오팜의 역사는 삼양사의 고분자 소재 기술에서 출발했습니다. 삼양사는 1993년 생체 흡수성 고분자 물질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폴리글리콜산(PGA)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트리소브(Trisorb)'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 수술용 실은 절차 후 실밥을 제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실밥 제거가 필요 없습니다.

삼양바이오팜의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제품들 /이미지=삼양바이오팜 홈페이지

삼양바이오팜의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된 제품인데요. 이를 기반으로 의료기기 및 의약사업을 체계적으로 확장하고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삼양사는 1995년 의약사업부를 설립해 의료기기, 의약품, 신약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후 삼양바이오팜의 전신인 의약사업부는 봉합사의 녹는 속도와 강도에 따라 약 10여 종의 수술용 봉합원사 포트폴리오를 갖췄습니다. 이를 미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40여 개국에 수출하며 현재 세계 톱티어 수술용 봉합 원사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항암제 국산화 이어 신약 기술 확보

수술용 봉합사 외 의약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의약사업부는 지난 1995년 자체 개발한 식물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유방암, 난소암, 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항암제 '탁솔' 원료인 파클리탁셀(Paclitaxel)의 대량 생산에 성공했는데요. 

이는 식물세포 배양 기술을 통한 항암제 생산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성과로, 이후 2001년 삼양바이오팜의 제네릭 '제넥솔' 생산의 기반이 됐습니다. 삼양바이오팜의 제네릭 '제넥솔'은 현재 국내 파클리탁셀 시장 점유율 50~60%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원료는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고요. 

삼양바이오팜의 디스커버리센터 전경 /사진=삼양바이오팜

여기에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기술(DDS)을 통해 피부에 붙여 약물을 흡수시키는 패치형 금연치료제와 파스처럼 약물이 포함된 혼합물을 포나 필름 등에 발라 피부에 부착하는 첩부제 관절염 치료제 등 다양한 제형 기술도 확보하며 치료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양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기술 경쟁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회사는 유전자 치료제를 안전하게 보호해 원하는 조직에 전달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 기술인 센스(SENS)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mRNA(메신저 리보핵산) 등 유전자 치료제는 물에 잘 녹고 분해가 잘 돼 세포막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 SENS 기술은 이온화지질이 핵산을 보호해 표적 조직으로의 이동을 돕고, 생분해성 고분자는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돼 약물 전달과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글로벌 신약개발 영역에서 유전자 치료제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삼양바이오팜의 SENS 기술 경쟁력도 부각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 평가 및 R&D 자금조달 통로 확보

삼양바이오팜이 지주사에 흡수된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인적분할을 추진한 배경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바이오 사업의 독립적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목적이 컸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규 자금 조달 없이 신속한 상장 절차를 진행하는 '직상장'을 선택한 것이 바로 그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삼양홀딩스가 최근 광고를 통해 '스페셜티(고기능성) 소재 전문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바이오 사업을 분리해 각 사업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더욱 명확히 하려는 그룹 차원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고요. 삼양바이오팜 역시 지주사 체제를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와 회사의 정체성이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삼양바이오팜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공시 체계를 갖추고, 상장사로서 신뢰도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특히 2018년 미국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기반으로 제약사, 바이오벤처, 연구소, 병원, 대학 등과 협력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어, 기술이전(L/O), 글로벌 파트너십, 공동 연구개발 등 외부 협력도 보다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양바이오팜은 예방백신 SYP-2246, 항암제 SYP-2135, 간 질환 유전자치료제 SYP-2136, 폐 질환 유전자치료제 SYP-2137 등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단계에 있는데요. 향후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경우 유상증자, 전환사채(CB), 해외 전략투자 유치 등 시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도 가능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인적분할 및 직상장은 삼양바이오팜이 보유한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기존 그룹 사업과 분리된 독립 기업으로서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고 신약 R&D에 필요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하며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해외 파트너 및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진출 자금 확보 측면에서도 더욱 유리해졌다"면서 "삼양바이오팜이 가진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그룹 전체의 밸류에이션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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