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기초과학 투자,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등의 계획을 잇따라 발표한 가운데 LG그룹도 동반성장과 미래기술 투자확대에 나선다.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 방침에 재계가 화답하는 모양새다.
LG는 20일 SI(시스템통합)·광고·건설 등 3개 분야에서 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간 거래물량을 중소기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또 마곡산업단지에 8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첨단 융복합 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LG 사이언스 파크'의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연 4000억 규모 내부거래, 중소기업에 개방
동반성장과 관련, LG는 우선 SI분야에서 계열사들이 올해 발주할 사업 가운데 23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 이중 50%는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고 50%는 경쟁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성에 영향을 주는 영역은 제외된다.
광고 분야에서는 LG 계열사가 발주할 광고금액 가운데 10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 보안이 중요한 신제품 및 전략제품을 제외한 광고는 경쟁입찰을 확대하고, 전시·이벤트·홍보물제작 등의 광고는 중소 광고대행사에 직접 발주한다.
앞으로 광고 제작시 경쟁입찰을 점차 확대, 비계열 독립기업인 중소 대행사의 참여를 적극 개방해 중소기업의 발주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건설분야에서는 LG 계열사들이 발주할 건설용역 가운데 보안이 필요한 생산시설과 연구소 등을 제외한 7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중소 건설업체 등에 개방한다. 특히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는 모든 대기업을 배제하고 중소 건설업체에 직접 발주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LG는 지난해부터 계열사간 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에는 각 계열사 구매 및 재무, 법무담당 임원들과 학계 및 외부 실무 전문가들이 참여, 계열사간 거래시 공정성과 투명성을 검증하고 있다.
◇'사이언스 파크' 8000억 추가투자..3만명 R&D 인력 근무
마곡산업단지에 건설중인 'LG 사이언스 파크'에는 8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단행된다. 총 3만명의 R&D인력이 근무할 수 있는 첨단 융복합 연구 단지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는 이달중에 서울시에 마곡산업단지내 4만여㎡(약 1만3000평) 부지를 추가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사이언스 파크'는 13만여㎡(약 4만평)에서 17만여㎡(약 5만3000평) 규모로 확대된다. 2020년까지의 총 투자규모도 2조4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입주 계열사도 기존 6개사에서 11개사로 확대되며, 근무하는 R&D인력도 2만여명에서 3만여명으로 1만여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되는 부지에는 LG유플러스 등 5개사의 R&D부문이 들어선다.
LG는 'LG 사이언스 파크'를 융복합 시너지 연구와 미래 원천기술 확보의 장으로 활용해 시장선도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차세대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첨단 R&D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중소·벤처기업과의 동반성장 R&D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신기술 인큐베이팅 지원 등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R&D 컨설팅을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공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턴과정을 운영해 미래 IT 융합 기술 등에 대해 공부하도록 하는 한편 채용과도 연계해 R&D인재 육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와관련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방미기간에 열린 경제사절단 간담회에서 "국내외에서 공부한 우수한 인재들이 걱정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에 비해서 손색없는 연구 시설을 갖추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쟁입찰 참여를 계속 늘려가고 다양한 사업간 융복합 연구를 확대해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는 상품을 많이 만들어내면서 창조경제 토대 마련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