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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의 역습]⑤스마트폰, 중화쿠롄의 약진

  • 2013.07.02(화) 07:27

스마트폰·TV, 한국과 격차 좁혀

현재 '가장 얇은 스마트폰' 타이틀은 누가 갖고 있을까. 삼성전자나 애플이 아닌 중국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달 영국에서 6.18mm 두께 스마트폰 '어센드 P6'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애플 '아이폰5'(7.6㎜), 삼성 '갤럭시S4'(7.9㎜) 보다 얇다. 제품이 얇다고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조품이나 만들던 중국 제조사가 기술면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화웨이는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때 휴대폰 업계의 '큰 산' 노키아를 인수하겠다는 호기로운 발언을 내놓아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의 주요 이슈는 단연 '중국 TV 업체의 추격'이었다. 하이얼과 TCL 등 중국 제조사가 전시한 스마트TV는 국내 제품을 모방한 것이나 기술적으론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TV 사업부문을 이끄는 권희원 사장은 지난 2월 전략 발표회에서 “중국 TV 업체는 AUO나 치메이 등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의 실질적인 지원을 받으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 내수 업고 팽창..자체 기술력 확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던 중국 전자 산업이 국내 수준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TV 부문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해외 유명 제품을 모방하는 이른바 '짝퉁' 이미지를 벗고 제대로 된 제품을 공급하면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중화쿠롄’이라 불리는 업체들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중화쿠롄은 ZTE(中興)와 화웨이(華爲), 쿨패드(酷派), 레노버(聯想) 등 4개 중국 업체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최대 강점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29% 급증한 1억7800만대. 올해는 63% 늘어난 2억8900만대로 예상된다.

[도표출처:키움증권]


중국 업체들은 세계 무대에서도 쾌속 성장을 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9%, 2011년 16%, 2012년 26%에 이어 올해는 2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3대 중 1대는 중국 제품이 되는 셈이다.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배경은 1000위안(약 19만원) 이하 저가 스마트폰 확산과 3세대(3G)망 구축 및 모바일 인터넷 환경 개선 등이다. 올해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는 미국보다 2배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원재료 비용에 기반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에는 기술력 상승과 내수 확대, 정부의 산업 구조 고도화정책 등에 힘입어 정보기술(IT) 산업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도표출처: 키움증권]


◇ TCL 하이센스, 차세대 TV부문 맹추격  
 
화웨이는 지난 2011년 전체 매출액의 11.6%(38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개발을 통해 자체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매출액의 6.2%(92억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된다. ZTE는 지난해 1분기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4.8%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LG전자(3.4%)를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 선 바 있다.

PC업체인 레노버는 모바일 분야의 다크호스다. 레노버는 지난 2005년 IBM의 PC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세계적인 PC 업체로 성장했으나 최근 태블릿PC의 인기로 전통 PC 사업이 하향세를 보이자 모바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유통망과 A/S망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ZTE와 화웨이보다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TV 업체들도 초고화질(UHD) TV 등 차세대 TV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올해초 CES에서 중국 하이센스와 TCL은 세계 최대 크기인 110인치 UHD TV를 내놓았다. 중국은 치메이이노룩스(CMI), AU옵트로닉스(AUO) 등 대만 업체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TV 부문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여기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에 손을 뻗어 아군으로 만들고 있다. 대만과 일본을 포함해 범중화권으로 공조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도표출처:한국투자증권]


[도표출처:한국투자증권]


이에 힘입어 TCL과 하이센스는 올해 초 CES에서 50인치와 60인치, 110인치 UHD TV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TV 업체가 가격을 무기로 차세대 TV 시장에 뛰어들면 대형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옥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중국의 R&D 투자가 늘어나고 특허출원수가 가파르게 증가, 기술력에서도 한국과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라며 "중국은 아직 활용 기술의 비중이 높지 않으므로 상용화가 활발해지기 전에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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