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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까지…HD현대가 꿈꾸는 조선업 혁신은

  • 2025.05.11(일) 15:00

[테크 따라잡기]
국내 최초 용접 휴머노이드, 내년 시제품 완성 목표
디지털 조선소 구축에 '진심'…로봇, AI 적극 개발

/그래픽=비즈워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형태를 갖춘 로봇을 말합니다. 머리·몸통·팔·다리 등 인간의 신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을 잘 모방할 수 있죠. 이 때문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상당 부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제로 여겨집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4년 32억8000만 달러(약 4조60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660억 달러(약 92조5000억원)로 연평균 4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소 용접도 로봇이 한다

높은 성장세를 증명하듯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데 관심이 상당히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확장에 적극적인 곳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선두 업체 엔비디아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개막을 조명한 바 있죠. 

국내 대기업 중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HD현대입니다. HD현대는 AI·로봇 기술 전문기업들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용접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섰습니다.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정밀 용접 작업이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개발, 조선소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죠.

HD현대 관계자는 "용접 휴머노이드는 생산성 향상은 물론,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기업 '페르소나 AI', 로봇 엔지니어링 기업 '바질컴퍼니'와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로보틱스가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페르소나 AI, 바질컴퍼니와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 오른쪽 두 번째부터 송영훈 HD현대로보틱스 솔루션부문장, 이동주 HD한국조선해양 제조혁신랩 부문장, 닉 래드포드 페르소나 AI CEO, 김성원 바질컴퍼니 CTO./사진=HD현대 제공

이들은 내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는 본격적인 현장 실증을 통해 상용화를 진행하겠다는 목표인데요. 이 과정에서 HD현대로보틱스는 AI에 기반한 용접 자동화 기술을 제공하고 로봇 성능 검증을 담당하게 됩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실제 조선소 환경에서 휴머노이드를 테스트하고, 현장 적용을 위한 데이터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죠.

또 페르소나 AI는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개발 및 AI 기반의 로봇 제어,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하고요. 바질컴퍼니는 휴머노이드에 탑재할 용접 도구를 개발하고 테스트베드 구축을 담당한다고 하네요.

닉 래드포드 페르소나 AI 대표는 "AI 기술을 조선업의 핵심 공정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지능형 로봇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로봇이 협력하는 스마트 조선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2030년, 미래 첨단 조선소 모습은

HD현대는 조선업의 자동화를 위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인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입니다. HD현대 조선 3사는(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는 미국 AI 방산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해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를 구축하는 F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조선소는 데이터, 가상·증강현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것이 특징입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를 통해 조선소 공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

FOS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인데요. 빅데이터, AI, 자동화 설비 등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함으로써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조선소입니다. 이번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선 것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죠. HD현대는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가 구축되면 생산성이 30% 향상되고, 선박 건조 기간도 30% 단축돼 조선소의 건조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HD현대는 지난 2021년부터 FOS 프로젝트를 진행해 2023년 12월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했고요. 현재는 내년 완료를 목표로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구축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2단계에서는 AI가 각종 빅데이터를 학습해 인력, 설비 등 공정관리에 대한 최적의 운용 조건을 도출하게 됩니다.

HD현대의 계열사 중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HD현대로보틱스도 이 프로젝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HD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로 공장 자동화, 엔지니어링, 설치 등 로봇 관련 자동화의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수행해 왔습니다. 주력 제품인 자동차 생산용 로봇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기전자, 중장비, 조선, 태양광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로봇 기반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해 왔죠.

지난해 12월에는 HD현대로보틱스는 울산 HD현대미포 용연 공장에 최첨단 소조립 자동 용접 설비 적용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설비는 3D 스캐닝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부 용접 조건을 자동으로 도출하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작업영역을 할당해 최적의 로봇 동작을 자동 생성하기 때문에 로봇 간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HD현대미포는 해당 설비를 적용함으로써 고급 용접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소조 용접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용접 불량률 또한 크게 줄어들었고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5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당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홍보 영상에 등장해 "HD현대는 수십 년 동안 가장 획기적인 기술로 세계 조선 산업을 선도했다"며 "AI, 디지털 트윈 등 혁신 기술을 통해 새로운 수준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HD현대가 만들어 낼 조선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궁금해지네요.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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