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하던 200억원 넘는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모두 팔았다.
사업 확대와 함께 지난 3년간 보유현금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올 들어 1·2분기 연속으로 어닝 쇼크를 겪으며 현금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 연도별 순현금 추이. 2013년은 목표치]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정밀화학 지분 21만9946주(0.85%)를 지난 2일부터 12일 사이 전량 장내매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지분 30만2159주(0.13%)도 모두 장내에서 팔았다.
삼성그룹은 계열사 간 지분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정밀화학과 중공업 등 두 개 계열사의 지분만 가지고 있었다.
이 지분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시피해 삼성엔지니어링이 매각을 통해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상반기까지 진행된 이 회사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 진단도 계열사 지분 등 비수익 자산 처분의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9년 이후 급격한 수주확대와 함께 순현금(Net Cash)이 급격하게 줄어왔다. 2010년 말 1조230억원이던 것이 2011년 7230억원, 2012년 말에는 1110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올 1분기 2198억원, 2분기에 887억원 영업손실을 겪으며 유동성 확보가 더욱 다급해졌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금융시장에서의 분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이에 대해 "보유한 지 오래된 계열사 주식을 차익실현 차원에서 매도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