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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11>오성 ②河씨가의 長子

  • 2013.08.13(화) 09:14

LG, 지난해 말 오성 등 ‘3星’ 그룹 친족 분리
하효준 창업주 이어 하택선 부회장 가업승계

재계 4위의 LG그룹은 지난해 12월 19개사를 친족분리했다. LG그룹 계열사의 30%가 넘는 규모였다.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친족분리는 그다지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았다. LG에 편입돼 있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현 제도상 일찌감치 분리됐어야 할 회사들을 뒤늦게 떼어낸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긴 사사(社史)에도 불구하고 베일에 가려져 있던 낯선 기업들이어서 더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외척그룹인 오성·성철·코멧 등 이른바 ‘3성(星)’ 그룹은 그렇듯 조용히 LG의 울타리를 벗어났다.

◇낮에 나온 별 ‘오성’

구자경(88) LG그룹 명예회장의 첫째 처남 고(故) 하효준(1927~1997) 씨가 주춧돌을 놓은 그룹이 ‘오성(午星)’이다. ‘낮에 나온 별, 태양’ 이란 뜻의 그룹명을 가진 오성은 오성사·오성전자·오성기전·오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4개사와 중국·인도·인도네시아·태국·미국·멕시코 등지에 9개 해외법인을 둔 부산·경남 지역의 가전부품 및 중소형가전 제조그룹이다.


오성그룹은 하효준 씨가 1965년 창업한 오성사(午星社)에서 시작됐다. LG전자의 협력업체로서 선풍기·가습기·토스터 등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에 나선게 본격적인 사업의 출발이었다. 지금도 세탁기·전자레인지·가스오븐렌지·식기세척기 부품을 납품하고 있고, 그 비중이 60%를 넘을 정도로 사업적 유대는 긴밀하다.

오랜기간 축적한 LG전자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르자 1990년대 초반 무렵 부터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가습기·제빵기·선풍기·핸드드라이어 등의 소형 가전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다’(World Top Technology)는 의미의 ‘월텍(WORLTEC)’이 그것이다. 월텍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국내 가습기 수출 1위 업체다. 여기에다 자동차용 도어 부품을 생산해 한국GM에 납품하고 있다. 

◇전자부품사업으로 확장

오성전자와 오성기전은 오성사가 확장일로에서 사업부문별로 생산을 특화하기 위해 가지를 뻗친 계열사들이다. 리모컨과 마스크 스프링(MASK SPRING)과 같은 TV부품을 생산하는 오성전자는 특히 세계 1위의 리모컨 생산업체다. 1983년 오성사의 구미공장을 법인으로 전환해 국내 최초로 리모컨을 생산한 이래 1999년 누적생산 1억대, 2004년 2억대를 돌파할 만큼 리모컨에 관한 한 자타 공인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이스타 하나로’라는 독자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1996년), 멕시코(1997년), 중국 텐진(1999년), 중국 쑤조우(2004년) 등지에도 공장을 설립해 현지생산을 하고 있다. 2003년에는 LCD 사업에도 진출해 TFT LCD부품과 OLED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성전자는 LG전자 외에도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거래처로 하고 있고, 두 곳의 매출비중은 50% 가까이 된다.

오성사는 사업초기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모터 사업에도 손을 댔다. 1979년 금성사의 냉장고용 팬모터를 생산한 게 그 시작이었다. 사업이 번창하자 생산 공장이던 부산 사상공장을 경남 김해로 옮겨 1995년 아예 오성기전이란 별도법인으로 만들었다.  전자렌지·가습기·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소형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 3사 등에 납품하고 있눈데 주공급처는 단연 LG전자다.

오성사는 2005년 7월 LCD 디스플레이 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 만들어진 계열사가 오성디스플레이다. 오성디스플레이는 현재 LG디스플레이와 LG 방계기업인 희성전자를 주요 매출처로 하고 있다.

◇5촌당숙과 오너경영

오성그룹은 ‘2대 경영시대’를 맞이한 지 오래다. 현재 경영실권자는 하 창업주의 장남인 하택선(64) 부회장이다. 하 부회장은 1979년 성균관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오성사에 입사해 일찍부터 경영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7년 하 창업주가 별세하자 오성그룹을 물려받고 가업을 승계했다. 하 부회장은 모든 계열사들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데 모기업인 오성사의 경우 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성전자와 오성기전의 지분도 각각 84%, 47%에 이른다. 오성디스플레이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92%나 된다. 아울로 4개 모든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고 특히 지난 7월에는 오성전자의 대표이사를 직접 맡았다.

비록 경영실권자는 아니지만 하씨 일가의 오성그룹을 얘기하면서 하효현(71) 회장의 존재를 빼놓을 수는 없다. 하 회장은 하택선 부회장의 5촌당숙이다. 오성사 지분 29%, 오성전자 16%를 소유하고 있는 하 회장은 조카와 함께 전(全) 계열사들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오성그룹이 조카-당숙간 오너경영이 이루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 부회장을 보좌하는 전문경영인으로 LG전자 출신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선 오성사의 김정하(62) 사장을 들 수 있다. 김 사장은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20여년간을 LG전자에서 잔뼈가 굵었다. 오성기전 박신동(68) 사장도 LG전자 출신으로 일찍 오성그룹에 영업됐다. 서울대 전기학과 출신으로 10년 가까이 LG전자에서 근무한 뒤 대한전선을 거쳐 1980년대 초 오성사로 자리를 옮겼다. 오성전자 유경종(62) 사장은 1997년 이래 오랫동안 오성전자 경영을 맡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 때 대우전자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1980년대 중반 오성전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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