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목록에 오른 회사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석유화학, 삼성SNS 등이다. 이중 삼성SNS의 경우 삼성SDS와의 합병이 이뤄지면 제외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의 내부거래금액은 1조3918억원, 내부거래비중은 46.38%에 달한다. 삼성석유화학의 거래금액은 2657억원, 비중은 11.96%다.
◇ 에버랜드, 건축·급식 등 통해 계열사 거래
가장 주목 받는 곳은 역시 삼성에버랜드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외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가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은 각각 8.37%씩 가지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에버랜드 경영전략을 담당하며 실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에버랜드의 주 사업을 리조트사업으로 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 골프장 등 리조트 부문은 전체 매출의 1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실제 에버랜드의 주된 사업영역은 건축과 토목·플랜트·조경 등의 사업과 급식 및 식자재 유통 등으로도 넓혀져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다. 공정위 자료에서 보듯 삼성 내부의 거래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건축과 경관사업을 하는 E&A사업부의 매출은 6564억원 가량이다. 전체 매출의 42.9%를 차지한다. 급식과 식자재를 맡는 FC사업부의 매출은 6930억원으로 45.3%에 달한다. 리조트와 골프 등 리조트부문 매출은 1808억원으로 11.8%다.
◇ 쑥쑥 크는 에버랜드
삼성그룹 3세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에버랜드는 그동안 성장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11년 연결기준 2조687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 상반기까지 1조530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 인수를 결정한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작년 매출 1조7752억원)이 더해지면 덩치는 더 커진다. 기업의 가치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 2011년말 KCC는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 17%를 주당 182만원에 매입했다. 총 7739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지난해 KCC 사업보고서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 17%에 대한 장부가액을 8856억원으로 평가했다.
매입시점보다 1100억원 가량의 가치가 높아진 셈이다. KCC의 평가기준을 적용해 단순계산하면 에버랜드의 가치는 주당 208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를 5조5000억원에서 최대 7조원 가량으로 제시했다. 자체 사업은 물론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과 부동산 등을 평가한 결과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의 가치가 적게는 1조3000억원, 많게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삼성SDS와 함께 삼성에버랜드가 이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관측들이 많다. 상장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앞으로 에버랜드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