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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해운]①3년째 적자..벼랑 끝 몰렸다

  • 2013.10.31(목) 15:21

최근 BDI 상승세..본격 회복은 난망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자금난 가중

해운업계가 위태롭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만큼 오로지 경기 회복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업황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해운업체들은 고사(枯死) 직전이다. 계속되는 자금난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자금난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위기에 빠진 해운업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본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3년째 적자..벼랑 끝 몰렸다 
②유동성 전쟁 벌어진 한진해운
③현대상선, 이 많은 빚을 어찌 갚을꼬
④차입금 ‘덫’ 허우적대는 SK해운

⑤언제 회복되나..2014년 하반기?

 

해운업체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후폭풍으로 업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문제는 속도다. 업황 개선 속도에 비해 해운업체들의 몰락 속도가 훨씬 빠르다.


글로벌 해운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는 BDI(발틱운임지수)다. BDI가 높을수록 해운 경기가 좋다는 의미다. BDI는 한때 1만포인트를 돌파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BDI지수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5년간 BDI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09년 4661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심지어 작년에는 600포인트대까지 떨어졌다.
 
◇ "BDI, 많이 올랐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가 개선 기미를 보이면서 BDI도 회생하는 모습이다. 올해 1월 700포인트로 시작한 BDI는 지난 10일 2011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 29일에는 1551포인트를 나타냈다.

▲ 최근 5년간 BDI 추이(자료:블룸버그)

전문가들은 아직 해운경기 회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비록 최근들어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상향 추세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최근 5년간의 BDI 흐름만 봐도 지난 2011년 이후 BDI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추세적으로는 하향세다.

이처럼 해운업황 회복 속도가 더딘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 탓이 크다. 경기가 위축되다 보니 물동량이 줄었다. 여기에 과거 호황기때 발주했던 선박들이 대거 풀리면서 해운업계는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하락은 해운업계에 치명타다.

장경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BDI 상승은 계절적 성수기에 앞서 미리 선복(화물을 실은 수 있는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과 미국 곡물 시즌 도래에 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의 영향"이라며 "완연한 시황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 빚내서 빚갚는 해운업체

업황이 이처럼 불안정하자 국내 해운업체들은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거듭되는 실적 악화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업황 회복 속도가 더디다보니 날이 갈수록 손실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국내 1위 해운선사인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 2010년 영업이익은 6298억원이었다. 그러나 1년만인 지난 2011년에는 513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시장에서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도 마찬가지다. 2010년 6017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1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급기야 작년에는 509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해운업체들은 모두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자산 매각은 물론 회사채 발행, CP(기업어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만기가 도래하면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 *2010년은 K-GAAP 기준, 나머지는 K-IFRS 연결기준(단위:억원)

최근 한진해운의 경우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한진해운홀딩스의 주식을 담보로 1500억원을 긴급 수혈하기도 했다. 한진해운의 차입금은 지난 2010년 5조581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조502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현대상선도 자금난 해소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업황 침체로 주가가 낮아 유상증자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상선이 유상증자에 실패할 경우 자금난은 더욱 가중된다. 이렇게 되면 모기업인 현대그룹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으로부터 1500억원을 차입한 것은 해운업체들이 얼마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해운업체들의 자금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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