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오랜 숙원이었던 자동차 강판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참석 주주 97.1%가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과의 합병 안건에 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반대는 2.9% 였다. 분할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고로를 통한 철강제품 생산은 물론, 자동차 강판 부문에 있어서도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매출액 20조원, 연산 2400만톤(고로 1200만톤 포함) 규모의 글로벌 철강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무엇보다도 '열연강판-냉연강판-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래 전부터 자동차 강판 수직계열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제철의 고로 준공 등도 궁극적으로는 자동차 강판을 위한 일이었다.
더 좋은 품질의 자동차 강판을 짧은 시간 내에 안정적으로 현대·기아차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구상이다. 최근 그는 신형 제네시스 출시를 앞두고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를 방문, 자동차 강판 품질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입장에서도 현대·기아차라는 확실한 구매처를 확보하게 돼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이번 합병으로 내년도를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자동차 강판 수요의 77%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열연 강판과 냉연 강판의 생산 공정 일원화로 통합 시너지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는 물론, 글로벌 종합 철강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