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변신의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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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삼우 인수 뒤인 1998년 본사와 공장을 충북 음성으로 옮겼다. 이어 곧바로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의 트럭 및 버스 휠(WHEEL) 사업을 사들였다. 현대정공에 근무하던 신 회장의 아들 신성재(45) 현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정 회장의 셋째딸 정윤이(45)씨와 결혼한 즈음이다. 신 회장이 삼우에 뛰어든 초창기에 사돈 집안에서 사업적 기반을 깔아준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1999년 삼우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1차 협력사로 지정됐다. 나아가 현대차는 삼우에 자금(2001년말 현대차 장기차입금 20억원)을 대주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삼우는 2005년 자동차용 강판으로 사업영토를 넓혔다. 삼우가 충남 당진에 공장을 짓고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로부터 자동차용 열연·냉연코일을 넘겨받아 가공처리하는 사업을 시작한 게 이 때다. 주납품처가 현대차와 기아차다.
2005년은 신 사장이 현대하이스코 영업본부장 및 기획담당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앉았던 해다. 신 사장은 2008년 5월에 가서는 세 아들과 함께 부친 외에 2명의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던 삼우 지분 50%를 전량 인수했다. 삼우가 당시 공정거래법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현대차그룹 계열로 편입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삼우는 이후로도 사업 확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11년에는 울산 남구 성암동에 추가로 냉연코일 공장을 지었다. 현대차그룹 주력사들로부터 거의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는 안정적인 사업 기반 위에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해 온 자신감에서 비롯됐을 개연성이 크다.
◇매출의 최소 80%는 사돈 몫
삼우에게 자동차용 강판 사업에 뛰어든 2005년은 이전과는 완전히 딴판인 회사로 변신할 수 있게 한 변곡점이었다. 2005년 323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8850억원으로 27배 불어났다. 살림살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아져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6억원, 79억원으로 7년전(12억원, 2억원)에 비해 20배, 39배 뛰었다.

삼우의 폭풍성장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이 자리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삼우의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까지 80%를 밑돈 적인 단 한 번도 없다. 매출 885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현대차(63%), 기아차(23%) 등 그 비중이 88%에 달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로부터 꾸준히 자금지원도 받고 있다. 신 사장의 손윗동서인 정태영(53)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 경영하는 할부금융업체 현대커머셜은 2011년 3월 100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300억원에 달하는 단기자금을 삼우에 빌려줬다.
현재 삼우의 재무상황은 계속된 사업 확장으로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이 많아(2012년말 총차입금 3660억원) 부채비율(1190%)이 높다는 게 ‘옥의 티’일 뿐이다. 하지만 이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2008년 이후 5년간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EBITDA)은 한 해 평균 217억원이나 돼 이자를 갚고도 곳간에는 현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18일 300억원의 외부자금 유치로 인해 삼우의 재무구조는 한결 더 개선될 게 자명하다.
삼우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신 회장 일가의 주머니도 더욱 두둑해지고 있다. 신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우의 주식가치는 이번 투자유치 가격(주당 15만원)으로 환산하면 60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배당수익도 알차다. 실제 삼우는 신 사장과 세 아들이 주주가 된 뒤로는 배당을 거른 적이 없고, 해마다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2008년 5억원 수준이던 삼우의 배당금은 지난해에는 39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간 10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이 신 회장 일가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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