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정기인사가 단행됐다. 전체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탓에 인사규모가 줄었지만 '성과에 따른 보상' 기조는 여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다. 메모리사업부는 지난 3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 규모를 추월하기도 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승진자가 지난해 227명에서 165명으로 줄어든 반면 메모리사업부 승진은 지난해 20명에서 22명으로 늘며 전체 승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전체적인 발탁 승진은 56명으로 지난해 86명에 비해 감소했지만 눈에 띄는 인물도 적지 않았다. 여성과 외국인은 물론 국내에서도 성과를 창출한 인물들에 대한 조기 승진이 단행됐다.
13명의 신임 여성임원중에서는 4명이 발탁 인사였다. 삼성전자 류수정 부장, 전은환 부장, 삼성생명 안재희 부장, 제일기획 정원화 부장 등은 연차보다 1년 앞서 상무로 승진했다. 모두 맡은 분야에서 탁월할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과에 대한 보상' 기조는 외국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전자 외국인 1호 임원인 데이빗스틸 전무는 부사장으로 한단계 더 올라섰다.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데이빗스틸 신임 부사장은 삼성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30대 외국인 인력의 임원 승진도 눈에 띈다. 일종의 파격인 셈이다. 올해 33세인 실리콘밸리연구소 프라나브 VP는 갤럭시 기어 혁신모델 제안, 360도 3D영상 카메라 등 신개념 혁신 UX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미국 TV시장에서 성장을 이끌어낸 데이브다스 SVP도 39세의 나이에 상무로 선임됐다.
전체 승진규모가 줄었지만 국내에서 2년이상 빨리 발탁된 인사는 9명으로 유지됐다. 통신 네트워크 개발전문가인 문 준 삼성전자 부장은 무려 3년이나 빨리 임원이 됐다.
이 민 삼성전자 부장, 김두일 삼성전자 부장, 박태호 삼성전자 부장, 김무용 삼성전기 부장, 안대중 삼성SDS 부장, 설창우 삼성물산 부장, 이병수 삼성물산 부장 등이 2년 발탁인사 대상에 포함되며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은 "젊은 세대에게 임원기회를 제공하는 '삼성형 패스트 트랙'을 실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성과에 따른 발탁인사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