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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포스코]"사우디 협력사업 어렵다"..분위기 반전용?

  • 2015.03.26(목) 11:40

권오준 회장 "예정대로 추진 어렵다"..검찰수사에 PIF 협력 차질
일각에선 "경제활동 악화 여론으로 상황 반전 노림수" 해석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100억원대 베트남 법인 비자금 사건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성사 직전이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의 협력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직접 중동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일정 지연뿐 아니라 예정했던 협력 범위가 축소되는 등 사업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과 함께 탄력을 받았던 포스코와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의 전방위적 협력 관계 구축 자체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포스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건설,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총재가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 권 회장, 최대 경영현안 차질 공식화

 

포스코 권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청암상'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합작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해 묻자 "예정대로 추진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 파트너인 사우디 국부펀드는 미래의 포스코를 보고 관계를 맺는 것이지 불미스러운 사건 차원에서만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며 "서로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권 회장이 직접 사우디 협력사업 일정에 대한 차질을 언급한 것은 그동안 포스코 안팎에서 제기되던 사업 지연 우려를 공식화한 것이다. 검찰 수사가 그룹 수뇌부까지 확대되면서 경영 현안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권 회장은 검찰이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하던 시점인 지난 13일 주주총회 직후에는 "중동 건설·토목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사우디 국부펀드와 추진 중인 조인트벤처(JV·합작사) 설립 협약서에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사가 진행되며 제기된 사우디 협력사업 차질 우려에 대해, 포스코는 "베트남 사건에 대한 수사와 사우디 협력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만 밝혀왔다. 그러나 지금은 회장이 직접 일정 지연을 언급할 만큼 상황이 변한 것이다.

 

 

◇ "PIF도 예의주시"..소나기 피하려는 의도?

 

포스코와 사우디 PIF의 협력사업은 전방위적으로 계획됐다. 두 회사가 사우디 지역 건설·토목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합작사 설립과 함께 PIF가 포스코건설의 구주 매각 및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에 10억달러(1조130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것이 패키지로 묶여 있었다.

 

포스코의 다수 계열사들이 참여해 사우디 국민차 사업을 펼치는 방안도 협약에 포함돼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분을 15% 투자하며 부품조달을 책임지고 포스코가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한편 포스코건설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는 협약 체결 지연은 물론 수사 상황에 따라서는 사업계획 자체가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포스코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협약 파트너인 PIF 쪽도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이 직접 사우디 협력사업 차질 우려를 내비친 것을 두고 특정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있었던 박 대통령 중동 순방의 '최대 성과'라는 표현까지 나왔던 프로젝트인 만큼, 차질 우려를 부각해 상황 반전이나 완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대통령의 순방 성과물인 이번 프로젝트나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드러냄으로써 여론이나 정치권 등을 통해 사정당국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지 않겠냐"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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