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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조선 빅3 언제쯤 탈출할까

  • 2015.04.30(목) 14:39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부진 지속..대우조선도 '주춤'
해양물량 축소에 상선도 점유율 하락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도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업황 부진 탓이다. 여기에 최근 유가하락까지 겹치면서 조선 빅3의 앞날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 멀고 먼 턴어라운드

작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현대중공업은 지난 1분기에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줄었고 적자폭은 확대됐다. 작년에만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터라 실적 정상화를 이루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작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지만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은 문제 될 게 없지만 특수선박 공정 지연과 해양부문의 '체인지 오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이 작년에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을 겪었던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작년 현대중공업은 해양부문과 플랜트 부문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기술과 경험 부족에 따른 비용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조선 부문도 저가 수주 물량 해소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작년 인력 및 조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분기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았다. 그 결과 362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부문이 문제였다. 
 
지난 1분기 삼성중공업은 전년대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턴어라운드로 보기는 힘들다. 삼성중공업의 실적은 추세적으로 봐야한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를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저가 물량 소진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선박인 드릴십 등의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비싼 선박들이 건조돼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선박들이 도크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 좋았던 대우조선, 1분기는?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실적에 대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비해서는 괜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추세적으로는 하락세라는 의견이 많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의 경우 전년대비 4.5% 감소한 3조8000억원 규모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54.7% 증가한 12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이다.
 
 
경쟁업체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약 18.4%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는 올 한해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예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공사손실충당금을 그동안 매분기별로 나눠서 쌓아왔다. 이를 통해 실적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이것이 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실적을 잘 관리한 비법이다. 하지만 불안요인도 있다. 조선 부문이다. 조선부문은 여전히 저가 수주 물량 해소에 신음하고 있다.
 
여기에 매 분기 대우조선해양을 괴롭히는 장기매출채권애 대한 대손충당금 리스크도 여전하다. 지난 2014년말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손상된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규모는 약 1조1788억원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매 분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충당금을 쌓아왔다. 작년 1749억원을 포함해 현재 대손충당금 잔액은 4481억원에 불과하다. 추가 적립이 불가피하다.
 
◇ 언제쯤 탈출할까
 
시장에서는 현재 조선업체들의 실적 회복 시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로 해양 발주 물량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일부 상선 시장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조선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상선 시장을 이끄는 컨테이너선 시장에 대한 전망도 2분기 이후에는 어둡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올들어 4월까지 전세계 톱 20 선사 중 6개 선사가 총 37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이중 국내 조선업체가 수주한 물량은 17척이다. 향후 발주 기대 물량은 7개 선사에서 40척 정도다. 이중 국내 조선업체 수주 예상 물량은 19척 정도다.
 
▲ 조선 빅3를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유가하락에 따른 해앙부문 발주 물량 축소가 불가피한 데다 상선의 중심인 컨테이너선도 2분기 이후에는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국내 빅3의 컨테이너선 점유율도 중국과 일본업체들의 추격으로 점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컨테이너선 점유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업체들의 부상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물량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150만TEU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 빅3의 수주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업체들의 점유율 상승과 1만TEU 이상에서 경험을 쌓은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중국 선사의 자국 발주 등으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국내 조선 빅3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빨라야 하반기쯤에나 실적 회복을 점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예상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주 증가에 따른 외형성장과 선가 상승, 비용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 중 하나가 현실화돼야 한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조선사들의 수주실적과 업종 지표는 모두 부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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