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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로 옛 영광 재현할까

  • 2016.01.13(수) 18:06

국내 소비자 니즈에 맞춰 세부사양 등 조정
업계 "상품성은 뛰어나..가격이 관건"

르노삼성이 야심작을 내놨다. 모기업인 르노의 '탈리스만'을 기반으로 한 'SM6'가 주인공이다. 과거 SM5로 국내 중형차 시장을 석권했지만 이후 모델 노후화와 라인업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르노삼성은 SM6를 앞세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SM6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게 조정된다. 잃어버린 시장을 회복하겠다는 르노삼성의 의지가 반영됐다. 물론 과제도 있다. 업계에서는 SM6의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르노삼성이 SM6의 가격을 어디에 포지셔닝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아, 옛날이여

르노삼성의 전성기는 지난 2000년대 중반이다. 당시 르노삼성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중형차인 SM5의 인기로 르노삼성은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판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품질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다.

SM5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당시 국내 중형차 시장에 현대차의 쏘나타 이외에는 이렇다 할 경쟁 차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쏘나타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대거 SM5로 몰리면서 르노삼성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당시 업계 최초로 엔진 동력 계통 5년, 10만km라는 무상보증기간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998년 출시된 1세대 SM5의 판매량은 초반에는 주춤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덕에 르노삼성은 국내 시장에서 중형차의 강자로 우뚝 섰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난 2002년 한해동안 SM5만 10만대 넘게 판매했다. 당시 국내 중형차 판매 1위였던 현대차 쏘나타와의 격차는 8516대에 불과했다.

르노삼성의 질주에 놀란 현대차는 지난 2004년 NF쏘나타를 출시하면서 시장 방어에 나섰다. 르노삼성도 지난 2010년 3세대 SM5를 내놨다. 하지만 너무 달렸던 것일까.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SM5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차도 K5 등 중형차를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졌고 상대적으로 모델이 노후한 SM5는 시장에서 계속 밀려났다.

주력인 SM5의 인기 하락으로 르노삼성의 전체 판매량도 계속 줄어들었다.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라인업도 르노삼성 몰락의 원인이 됐다. 작년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 2014년과 거의 동일한 8만17대를 기록했다. 그나마 소형 SUV QM3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경쟁업체들이 작년 내수 시장에서 큰 폭의 판매 성장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 승부수를 띄우다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은 수년간 지속돼 왔다. 모델 노후화와 라인업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모기업인 르노로부터 신모델을 들여오려 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탓에 늘 후순위로 밀렸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은 'SM6' 도입에 사활을 걸었고 결국 국내 출시까지 이끌어 냈다. 'SM6'에는 그만큼 르노삼성의 절박함이 묻어있다.

'SM6'는 오는 3월 국내에 출시된다. 하지만 이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르노삼성이 오랜만에 내놓는 신차여서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급인 중형 세단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이미 작년 7월 유럽시장에서 데뷔한 '탈리스만'의 디자인 등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르노삼성은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을 판매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파워트레인은 물론 편의사양 등 세부적인 사안까지 국내 상황에 맞춰 조정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만큼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판매 확대를 이뤄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국내 SM6에 2.0 가솔린, 1.6 터보 가솔린, 2.0 LPLi, 1.5 디젤 등을 선보인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1.6 가솔린 150마력과 200마력 두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2.0 가솔린 모델을 선호하는 것에 따른 조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나만의 차로 세팅할 수 있는 운전자별 프로파일 설정, 5가지 모드의 7인치 TFT 계기판, 5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팅, 8.7인치 S-Link 시스템, 무손실 디지털 음원 재생 기술 등이 적용된다.

또 동급 최초로 커스텀 엔진 사운드, Full LED 헤드램프, 3D Full LED 테일램프, 직분사 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19인치 휠, 8 스피커 오디오, 초당 100회 최상의 조정 액티브 댐핑 컨트롤(ADC),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올 어라운드 파킹 센서, 스탑앤스타트 등도 장착된다.

◇ 가격에 달렸다

업계에서는 'SM6'의 성패 여부는 가격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르노삼성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가격은 2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라며 "르노삼성이 이 차에 가지는 의미가 크고 시장에 큰소리를 칠 입장이 되어야 하므로 가격을 충분히 고려해 고객을 만족시켜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서 '탈리스만'은 2만8419~4만2149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256만원~5278만원 선이다. 'SM6'는 유럽에서와 달리 국내에서는 2.0모델이 판매되므로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 경쟁모델들과의 가격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

'SM6'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그랜저2.4와 신형 K7 2.4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각각 2988만원과 3110만원선이다. 따라서 'SM6' 가격도 최소한 이 정도 선에서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렇게 되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탈리스만'에 비해 가격을 낮춰야한다. 르노삼성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SM6'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제작된다. QM3와 같이 해외에서 직수입하는 모델이 아니다. 그런만큼 가격적인 측면이나 A/S, 물량 조절에서 유리하다. 르노삼성이 이런 이점들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옵션 등을 통해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가져간다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특히 가격에 민감한 만큼 옵션 확대 전략은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SM6'는 상품성이 높아 가격 정책만 잘 가져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하지만 르노삼성이 종전과 같이 소위 '옵션 장사'를 한다면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SM6'의 포지셔닝 문제도 있다. 르노삼성은 'SM6'를 'SM5'와 'SM7' 사이에 위치시켰다. 따라서 'SM6'만의 차별성을 부각시지키 못하면 자칫 현대차의 '아슬란'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SM6'는 'SM5', 'SM7'과는 완전히 개념이 다른 모델인 만큼 기존 모델과 겹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향후 르노삼성 세단은 'SM6'를 중심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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