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리셋 차이니즘]①중국전략 새 판을 짜라

  • 2017.02.06(월) 10:29

뉴노멀·공급측개혁 이은 中美갈등·사드보복 돌출
중국이란 토양이 변한 만큼 뿌리는 씨앗도 달라야

작년 우리나라 수출이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올해 수출 환경 역시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 라인은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 강경 정책을 공표하고 있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트럼프 행보에 맞서 '강대강'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리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한류(韓流) 규제를 시작하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시대가 불러올 중·미 관계 불확실성과 높아지는 중국의 무역장벽은 우리에게 큰 위기 요인이다. 바야흐로 대(對)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편집자]

 

 

130여년 전 일이다. 한일수호조약(강화도조약)으로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무너지고, 개화파와 수구파 간 대립이 고조됐다. 이 가운데 신식군대를 양성하는 별기군(別技軍)이 좋은 대우를 받는데 비해 구식군대인 무위영(武衛營)·장어영(壯禦營)은 한동안 봉급미를 받지 못해 불만이 높았다. 급기야 1882년 구식군이 폭동을 일으켰다. 이때다 싶은 대원군은 이들과 연계해 일본세력 배척에 들어가면서 정권을 다시 손에 넣는다. 하지만 반대세력의 청원을 받아들인 청나라가 재빨리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그의 재집권은 단명에 그친다. 이것이 임오군란(壬午軍亂)이다.

 

임오군란은 군변으로 시작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청나라와 일본의 조선에 대한 권한만 확대 시켜주는 꼴이 됐다. 청나라는 이 난의 책임을 물어 대원군을 톈진으로 납치해갔고, 일본은 조선정부에 강력한 위협을 가해 주모자 처벌과 손해배상을 내용으로 하는 제물포조약을 맺었다.

 

이뿐 아니다. 임오군란으로 친중 사대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친일(갑신정변·청일전쟁), 친러(아관파천), 다시 친일(러일전쟁) 등으로 정권교체를 거듭하면서 정국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구한말 중국(청나라)·러시아·일본 등 열강이 동아시아 패권 싸움터를 한반도로 삼은 것이다.

 

시간은 흘러 2017년이 됐다. 우리나라의 자주권은 구한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다. 하지만 열강에 둘러싸여 고민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 중·미 갈등에 새우등 터진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 정부에 대한 불법보조금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적재산권 침해 등 불법행위 제재를 대중 핵심 통상정책으로 제시하고,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공정 행위 근절 및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 부과를 천명했다.

 

중·미 마찰이 심화될 경우 가공무역 중심인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및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타격은 불보듯 뻔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미국 신(新)행정부의 대중국 통상정책과 한·중 경협에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대중 수출 중 60% 이상이 재수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중·미 통상마찰이 심화될 경우 한국의 대중국 가공무역과 보세무역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일반무역(내수용) 34.0%, 가공무역(49.6%)과 보세무역(15.7%) 등 재수출용이 65.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일반무역 비중이 높은 자동차·기계·철강·식료품의 경우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나, 재수출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컴퓨터 및 통신기기의 경우 대중 수출이 상당 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가 모두 실행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예를들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45%)를 부과할 경우 전면적 통상마찰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산 중간재 의존 구조로 인해 중국산 수입 제품을 대체하기도 힘들다. 또 중국은 미국의 최대 항공기 수출시장이자 애플 스마트폰의 최대 소비시장이다. 콩·옥수수 등 농산물의 주요 수출 시장이기도 해 관련업계의 대중 제재에 대한 반발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보면 돌발 변수가 많은 만큼,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 대책을 마련해야 함은 분명하다.

 

 

◇ 중국의 준법투쟁..'억울해도 할말 못해"

 

최근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취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도 중요 외부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작년 우리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내 한국 콘텐츠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통관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또 한국행 전세기를 불허함으로써 관광객을 대폭 축소시켰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7월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직후부터 2017년 1월까지 중국 정부가 한국에 취한 보복성 조치는 사회·문화(23건), 경제(15건), 정치·군사·외교(5건) 등 43건에 이른다.

 

일련의 조치들은, 평소에 묵과하던 규제를 중국측에서 일일이 찾아 문제삼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 정부나 기업으로선 속수무책이다.

 

 

◇ 상황 바뀌면 전략도 수정해야

 

중국은 2012년말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뉴노멀(New normal)과 공급측개혁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뉴노멀은 성장률과 속도 보다는 내실을 중시하겠다는 경제정책이다.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수출에서 내수로, 국유기업 중심에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과정에 있다. 그 결과 중국의 성장률 저하는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겐 타격이 크다.

 

또 공급측개혁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산업을 선도하는 정책은 우리나라 기업들과의 경쟁 부분이 많아 더욱 위협적이다. 중국의 제조업 발전 목표는 2025년까지 영국·프랑스·한국 추월, 2035년까지 독일·일본 추월, 2045년까지 미국 추월로 삼고 있다.

 

이러한 현재진행형 리스크 속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책이 야기한 중·미 갈등과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경제보복 조치는 우리를 더욱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다.

 

박한진 코트라(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은 "최근 중국의 변화는 밭이 바뀌었음을 시사한다"면서 "밭이 바뀌면 그곳에 뿌리는 씨앗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