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적자가 습관이다. 2011년 이후 6년간 매년 예외없이 영업손실을 지속해 온 현대상선이 올 1분기에도 13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작년 9월 지휘봉을 잡은 유창근 사장도 적자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결손금은 더욱 불어 올 3월 말 현재 17%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1조3020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보다 2.7%, 작년 1분기에 비해서는 6.9%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312억원 손실을 냈다. 전분기(-1861억원), 전년 같은 기간(-1627억원)에 비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영업적자가 계속됐다. 올 1분기에도 2011년 이후 계속돼 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장기불황으로 인해 현대상선은 2011년 이후 매년 예외없이 영업적자를 냈다. 작년까지 6년간 많게는 8334억원, 적게는 2535억원, 도합 2조5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상선의 1분기 적자 원인은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중국 춘절 이후 운임 약세가 이어진 탓이다. 또 국제유가가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해 고정비용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1분기 연료유 단가는 톤당 315.4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9.2% 상승했다.
영업적자에 4795억원에 달하는 매각예정자산손상차손 등이 더해지며 순익적자는 7346억원에 달했다. 3월 초 한국선박해양㈜과의 선박매각 후 재용선(Sales & Lease Back) 양해각서(MOU) 체결로 인해 7000억원(유상증자 1000억원·전환사채(CB) 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컨테이너 선박 10척을 1504억원에 매각키로 한 데 따른 것.
현대상선의 올 1분기 순손실은 2016년 1분기(-2761억원)의 거의 3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조4850억원이던 결손금은 2조2210억원으로 증가했고, 16.6%(자본금 8986억원·자본총계 7490억원)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작년 9월 말 186%까지 떨어졌던 부채비율도 작년 말 349%에 이어 올 3월 말에는 411%로 상승했다. 컨테이너선 10척의 매각예정손상차손에 관계기업인 현대LNG해운의 지분법평가손실, 환율하락으로 인한 외화표시환산손실 등이 원인이다.
반면 현대상선의 1분기 처리 물동량은 95만8934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미주 수송량은 41.4%, 아주 수송량이 62.4% 증가했다. 옛 한진해운의 물량을 흡수하기 위해 미주를 중심으로 항로를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현대상선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된 유창근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상선이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시점은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