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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 갈라’…현대차 베이징현대發 부품사 ‘쇼크’

  • 2017.09.12(화) 11:37

현대차-베이징기차 합자 파기? 부품사 단가 인하 요구
중국 속내 두고 설왕설래…韓 부품사 中 기업으로 대체?

중국에서 들려온 현대자동차와 베이징기차공업투자유한공사(베이징기차)의 합자사업 파기 가능성 소식에 현지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재무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중국 사업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車 부품사 겨냥한 중국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기차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두고 양사의 파트너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주장이 지난 6일 중국 언론(글로벌 타임스)으로부터 제기됐다. 베이징현대는 2002년 양사가 50:50의 지분율로 설립했다.

갈등의 가장 큰 이유는 베이징기차가 베이징현대 납품사(자동차 부품)들의 단가 20% 인하를 요구해서다. 납품단가 인하 명분은 판매량 급감에 따른 비용절감이다. 현대·기아차 중국 현지공장 올 상반기 판매량(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42.4%, 54.% 감소한 30만1277대, 12만9670대에 머물렀다.

 

반면 현대차는 납품 단가 인하 시 현대·기아차를 바라보고 중국에 진출한 145개 국내 부품사들의 피해가 크다고 주장하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베이징현대가 양사의 합작사인 만큼 이사회는 양측 동수로 구성되고 최고경영자(CEO) 격인 총경리는 현대차, 이사회의장은 베이징기차 측 인사가 맡고 있다. 납품사에 대한 대금 지급도 현대차가 집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 달 말 일이 터졌다.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3공장과 창저우 4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베이징현대에 플라스틱 연료 탱크 등을 공급하는 프랑스계 합작법인 베이징루이제에 대한 부품 대금 지급이 지연된 것이다. 이로 인해 베이징루이제가 베이징현대에 납품을 중단하면서 공장 가동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 더 무서운 중국의 속내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합자사업 자체가 종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양측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현대차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사업 철수에 동의할 리 만무하다.

결국 베이징기차의 칼날은 국내 부품사들을 향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모듈 및 핵심부품 생산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납품 단가 하락으로 인한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은 고스란히 현대모비스가 떠안게 된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이징기차가 합자관계가 끊기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부품사들의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단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들은 중국 법인이 지분법 대상이 아닌 연결 대상이어서 실적 하락에 따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모비스는 올 들어 중국 법인의 부진 영향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에 머물러 있다. 베이징기차의 요구대로 납품단가가 인하된다면 현대모비스의 하반기 실적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베이징현대 부품 공급사를 중국 기업들로 교체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많다. 자국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국내 부품사들은 대기업과 달리 매출의 대부분을 현대·기아차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베이징기차가 요구하는 납품 단가가 현실이 될 경우 존립 자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납품 단가 인하와 대금 지급 지연 등은 현지에 진출한 중소 부품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이라며 “10여년 전부터 중국 현지에서 ‘중국이 한국 부품사들을 자국 기업들로 대체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들렸는데 이 것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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