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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김포 접촉사고…"네 탓" 으르렁

  • 2018.06.26(화) 15:04

양대 국적 대형항공사 책임 놓고 서로 티격태격
모두 "관제 준수" 주장…국토부 "경위 파악 중"

"가만히 서 있었는데 당신이 와서 쳤잖아."
"다니는 길에 그렇게 대놓고 있으면 어쩌란 거야."

 

▲ 김포국제공항 주기장 위 접촉사고 현장(사진: 국토교통부)

 

길거리 도로 위에서나 벌어질 법한 접촉사고 다툼이 26일 김포 국제공항 주기장 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국적항공사 여객기 사이에서 벌어졌다. 인명피해는 없지만 두 항공기 모두 기체 일부가 적잖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서로 자기 과실이 없다며 책임을 미루는 바람에 시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한국공항공사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말을 종합하면 사단은 이렇다.

 

이날 오전 8시50분 김포국제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OZ3355편 A330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께 김포공항 국제선 228번 주기장에서 견인차(토잉카)에 끌려 39번 탑승교로 이동중이었다.

 

이 무렵 대한항공 KE2725편 B77여객기는 230번 주기장에서 35번 탑승교(게이트)로 토잉카에 의해 이동하다 관제탑 지시에 따라 'N3 유도로(Taxiway)' 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35번 게이트엔 다른 여객기가 승객을 태우는 중이었고, 대한항공기는 오전 9시5분 김포를 떠나 일본 간사이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서있던 대한항공 B777 여객기 후미에 이동하던 아시아나 A330의 윙렛(날개 끝부분을 위로 치켜올린 구조물)이 걸린채로 지나가는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두 여객기에는 모두 탑승객이나 승무원 없이 정비사 1명씩만 타고 있던 터라 다행히 인명사고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가던 아시아나기는 윙렛이 꺾였고, 서있던 대한항공기는 꼬리 부위 동체와 후미 날개가 베인듯이 파손됐다.

 

▲ 사고로 파손된 대한항공 여객기 후미(왼쪽)와 아시아나항공 오른쪽 날개(오른쪽) (사진: 국토교통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상대측 과실을 탓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가만히 서 있는 여객기를 이동 중인 아시아나기가 충돌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시아나는 "대한항공기가 잘못된 위치에 서있어 애먼 사고를 유발했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관제탑 지시에 따라 유도로에서 4분간 정지된 상태로 대기하던 중이었는데 아시아나기가 대한항공기 꼬리 부분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관제탑 지시를 받아 서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접촉사고에 아무 잘못한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시아나 측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아시아나기 역시 관제 지시를 받아 토잉카와 여객기가 견인 시 준수해야 할 '중앙선(센터라인)'에 맞춰 이동하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항공기가 서 있어서는 안될 곳에 자리잡고 있던 터라 아시아나기는 정상적 이동경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접촉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아시아나 측은 대한항공기가 정상 주기 위치가 아니라 규정보다 18m가량 뒤쪽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한항공기가 잘못 서있었다는 가정을 감안하더라도 양 측 입장은 엇갈린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아무리 그래도 지상에서 이동하는 비행기는 서있는 비행기를 알아서 피해서 돌아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 관계자는 "토잉카에 의한 견인은 관제신호와 규정에 따라 움직이는 이뤄지는 것이지, 충돌이 우려된다고 우회하거나 급정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주기가 잘못됐다면 이를 자의적으로 피할 방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의 토잉카 운영 등 지상조업은 각각 계열사인 한국공항(KAS)과 아시아나에어포트(AAP)가 맡고 있다. 토잉카 운전사의 실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를 정확히 제어해야 할 관제가 미흡했거나 조업사와 관제탑 사이 소통 채널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두 항공사는 입을 맞춘 듯 김포공항 관제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KAC)에 책임을 묻는 데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항공사는 땅 위에서든 하늘 위에서든 공항공사의 관제 지시에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을' 입장이어서다.

 

이날 사고로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은 각각 각각 대체기를 마련해 예정보다 3시간50분, 3시간 55분 늦은 시각에 편성했다. 국토교통부는 "김포항공관리사무소에서 정확한 사고의 경위와 원인, 피해 상황 등에 대해 더욱 자세히 조사하고 난 뒤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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