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티볼리'보다 '렉스턴'을 팔아야 돈을 더 번다. 고급 사양을 갖춘 대형차가 단가가 센 만큼 수익성이 더 높아서다. 그래서 렉스턴 신차를 내놓은 작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렉스턴을 새로 선보이고도 적자 늪에 허덕이고 있는 게 쌍용차의 현주소다. 문제는 내수보다 수출이다.
쌍용자동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22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간 전체적으로 3만5136대를 판매해(반조립 포함) 매출 9015억원을 올렸고, 순손실은 182억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작년 1분기부터 일곱 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판매량부터 작년만 못했다. 총 3만5136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줄었다. 내수 판매는 2만6567대로 작년 3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2003년(2만6784대) 이후 15년 만에 최대 실적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수출은 8569대로 1년 전보다 13.7% 줄었다. 작년에 없었던 반조립제품(CKD) 648대가 빠진 숫자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후진하는 모양새다. 전체 판매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27%에서 올해 같은 기간 24%로 3%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 늘었다. 판매 대수가 감소했음에도 매출이 유지된 것은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작년보다 더 팔려서다.
다만 매출원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높아진 87.9%를 기록했다. 매출총이익은 10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억원, 5.8% 줄었다. 여기에 판매관리비가 1310억원 들어가면서 영업손실이 220억원으로 잡혔다. 영업손익률은 -2.4%다.
글로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판매비용이 늘었고, 원화 강세로 환율 여건도 비우호적이었다. 여기에 신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쌍용차 측 설명이다.
▲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차 제공 |
쌍용차는 차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주력 모델 내수 판매가 지속해서 늘고 있고, 렉스턴 스포츠 등 신차의 해외 각국 출시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9월부터 칠레, 에콰도르 등 중남미 지역으로 발매지역을 넓히고 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와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로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렉스턴 스포츠 등 고객선호도가 높은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