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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차이나워치]③'성큼성큼' 회색코뿔소를 피하라

  • 2019.01.30(수) 09:00

이미 경기하강..미·중 분쟁에 경착륙 우려까지
"정부, 기업 안전핀 마련·적응시간 확보 지원해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양대국 사이 얽혀 있는 한국 경제주체들의 셈법도 복잡하게 만들었다. 어디에 줄을 설지, 투자를 늘릴지 줄일지, 아니면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넋 놓고 있다가는 모두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 만큼 한국 기업들은 중국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어떤 흐름에도 재빨리 대응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 이미 드리워진 '회색코뿔소' 그림자

한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 특히 미국조차 우려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고성장 동력이 식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자 한국 경제 역시 탄력으로 삼았던 축이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시작되기 전에도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는 세계의 관심사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8년도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였다. 하지만 이게 바닥이 아니다. 중국은 인구 구조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고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든 데다, 정부와 민간부채가 급속히 늘면서 경기부양책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 중국에 다가오는 '회색 코뿔소'라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회색 코뿔소는 극단적인 예외 상황을 의미하는 블랙스완과는 달리 예상 가능하지만 아무도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제어할 수 없는 초대형 위협을 말한다.

중국은 최근 중저속 성장으로의 변화를 '신창타이(新常態)라고 부른다. 서구에서 말하는 '뉴 노멀(New Normal)'이다. 중국도, 그와 연결된 세계 경제도 앞으로 적응해야 할 새로운 기준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게 지속가능한 상황이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은 중국 입장에서는 '신창타이'로 연착륙하는 것을 방해하는 엄청난 불안 요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3%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가 지속 작용할 경우 중국 성장률이 5%대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지는 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韓 정부·기업 '컨틴전시 플랜'은

이처럼 중국 경제 성장 저하속 미·중 간 분쟁은 성장률 하락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세계 어느나라보다 한국이 더 그렇다. 한국무역협회가 세계산업연관표를 틀로 삼아 미·중 무역분쟁이 국가별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따졌을 때, 한국은 대만 다음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이 일국양제(一國兩制) 체제 내 중국 내 지역으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가장 영향이 큰 국가는 한국인 셈이다.

다만 이 분석에서 절대적 영향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국이 각각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때 미국 GDP는 0.1%, 중국은 0.2% 감소한다는 게 가정이고, 그 경우 한국의 GDP 감소는 0.02%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이 분석 결과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미·중 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양국의 무역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악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상황은 비관적이지만 신중한 대비 태세 속 틈새 공략이 필요하다.

새해 시작하자마자 중국을 무대로 한 재계의 움직임이 바빠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내달 중국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기 둔화가 반도체 수출 급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중국은 작년 삼성전자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거래국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마찬가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올해 반드시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회복하겠다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2017년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는 전년비 30% 넘게 급감한 뒤 2018년에도 큰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 제네럴모터스(GM), 애플 등 세계 유수 기업들도 이런 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당장은 피해가 없더라도 생산기지 이전, 공급망 변경, 판매단가 재검토 등 다양한 대응전략을 세웠다.

대응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오리무중인 상황을 기업이 모두 감당토록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해 안전핀을 마련하고, 기업이 시장 다변화와 품목 다각화까지 가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어야 우리 경제에 충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중국경제 격변의 시기를 대비할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오는 2월27일 개최할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여섯번째로 중국을 둘러싼 경제 상황을 톺아보는 자리다. G2의 갈등이 언제 어떤 국면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이번 포럼에는 중량감 있는 미국·중국·통상 분야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다양한 시각을 점검키로 했다.

우선 김시중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이 G2의 갈등 상황을 짚고 향후 추이를 조망한다. 김 교수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의 활로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조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송영관 연구위원이 미·중 갈등 여파를 최소화 시킬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해 제언을 던진다. 수출과 내수, 투자 등 전면적으로 잿빛 일색인 한국 경제를 터널 밖 탈출구로 이끌 혜안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중국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진단한다. 대륙의 기업부채와 부동산 거품, 통상 마찰로 인한 기업부도 우려 등 다양한 면에서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순서다.

세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토론이 이어진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제경제를 섭렵한 발표자가 견해를 주고받는 시간이다. 토론은 주미대사관 경제참사관, 주상하이총영사,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주유럽연합(EU)대사 등을 역임한 안총기 전 외교부 2차관이 조율을 맡았다. 토론시간에는 일반 참여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이어진다.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은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홍콩투자청이 후원하며 기업과 금융사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 250명 정도 참석이 예상된다. 세미나 참가비는 무료며,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http://news.bizwatch.co.kr/forum/2019/chinawatch)에서 사전 등록해야 참석할 수 있다.

▲ 일시 :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신청 :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www.bizwatch.co.kr)에서 참가자 사전등록 접수 중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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