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2019 차이나워치]⑤과거와 다르다 '도움될 기업만 유치'

  • 2019.02.01(금) 09:48

脫중국 움직임 속 中정부 잇따른 러브콜
'단, 중국발전에 도움되는 기업 들어와야'

[칭다오·옌타이=이돈섭 기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높은 인건비와 각종 규제에 떠밀려 탈(脫)중국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새로운 한국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상반된 분위기다. 어떤 기업은 숨통을 조이는 반면 어떤 기업에는 감세와 임대료 할인 혜택을 제시하며 어서오라 손짓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 지난달 중국 칭다오 국제경제협력구와 옌타이(烟台) 상무국을 방문해보니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두 곳 모두 외국기업 유치에 주력하는 곳이다.

결론은 중국 정부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 과거에는 외국 기업을 여과없이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중국에 도움이 되는 기업만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중국이 오라고 할 때 순순히 오라"

먼저 찾아간 곳은 칭다오 국제경제협력구(이하 협력구)다. 이곳은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2014년 지정된 지역으로, 다른 9개구와 함께 서해안신구(西海岸新區)를 구성하고 있다. 서해안신구는 칭다오 황다오(黃島)구가 승격되면서 탄생한 국가급 경제신구다.

협력구는 중국 정부가 독일 친환경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처음 조성됐다. 이후 영국·프랑스·일본 등과 제휴하며 지역 개념을 넓혀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한국 방문 당시 한중무역시범구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협력구를 해당 지역으로 지정했다.

협력구를 향한 중국 정부의 애정은 주변 인프라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칭다오와 협력구 사이에는 8km 길이의 해저터널과 41.5km 길이의 해상대교가 설치돼 있다. 현재 15km 길이의 해저터널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교주시신공항이 올 9월 문을 열면 공항 접근성도 대폭 개선된다.

한국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구내 17.4㎢ 부지에 중한혁신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알려졌다. 공사 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 인프라를 그대로 이식해 기업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협력구 내 고위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지역 발전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 한국 기업들의 대(對)중국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협력구는 GS, SK, 신도리코, 제일제강 등 기업들과 비교적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칭다오국제경제협력구 조성 관련 기업들이 이 빌딩에 모여있다. [사진=이돈섭 기자]

그는 이어 "1990년대 후반까지는 외국 기업이 칭다오 안에서 자리잡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중국 내 인건비와 물가가 올라 외국 기업들이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칭다오에서 한국 중소기업들이 급격하게 빠져 나가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발언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도 취약한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취약 분야는 의료와 바이오. 실제 연세의료원은 칭다오 라오산구(崂山区)에 합작 병원을 짓고 있고, 순천향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도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내 반응은 긍정적이다. 칭다오에서 만난 한국 기업인은 "중국에서 병원 찾기는 언제나 힘들다"면서 "찾게 되더라도 예약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 한국 병원이 중국에 진출하면 중국인들에게도 긍정적인 뉴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한 의료 분야 인건비를 중국이 소화할 수 있느냐다. 협력구 관계자는 "상주 의료인을 초빙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을 예약제로 운영하며 한국인이 비행기로 오가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비행기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니 중국 진출 계획만 있다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분야 외에도 금융, 신소재 등 첨단 산업이 주요 유치 사업으로 거론된다. 이 관계자는 "협력구 입주 기업은 세제 감면 혜택과 공장 임대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중국 진출에 앞서 교두보로 삼기에 좋을 것"이라며 "중국이 찾아갈 때 교류해야지, 중국이 더 성장하면 오고 싶어도 못 오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중국 발전 맞춰 韓기업도 업그레이드"

협력구의 이같은 국내기업 유치 방식은 다른 지역에서도 눈에 띈다. 옌타이가 대표적이다. 옌타이는 산둥성 북쪽 끝에 자리잡은 도시로, 면적 1만3900㎢에 상주 인구는 706만여명에 달한다. 아래로는 칭다오, 오른쪽으로는 서해와 맞닿아 있어 인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십여분이면 도착한다.

옌타이에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역국이다. 국내 기업들이 옌타이에서 진행한 투자 프로젝트만 약 3800건. 금액으로는 62억달러(약 6조9000억원) 규모다. 현재 현대차·현대중공업·LG전자·조선대우해양 등 주요 대기업 생산공장이 옌타이에 진출해 있다.

그런 옌타이가 한중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말 건설에 착수했다. 단지 면적은 총 80.4㎢. 단지를 4개로 나눠 각 지역에 제조, 물류, 바이오, 에너지 분야 기업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다. 영국 회계법인 어니스트앤영은 "이 단지의 핵심 경쟁력은 한국과 가깝고 협력 경험이 풍부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자오신다우(赵新志) 옌타이시 한중산업단지추진사무실 부주임은 "지난해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개방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옌타이시는 '2020년까지 총 70억 달러(약 7조7800억원) 규모의 산업 생태계 육성이라는 정책 과제를 설정했고, 한중산업단지는 이 정책을 실현시키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자오신다우(赵新志) 옌타이 시 상무국 주임(왼쪽)은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를 통해 옌타이시 경제 발전에서 한중산업단지 역할을 강조했다.

자오 부주임의 설명은 옌타이 단지 설립 계획이 중국 국가 발전 계획과 연계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지난해 시진핑 주석은 옌타이를 방문, 옌타이는 산둥성 내 핵심 경제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말 개혁개방 40주년 기념행사에서 "핵심기술의 자주혁신을 강화해 경제사회 발전의 새로운 엔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옌타이시 상무국 한중산업단지 추진 사무실 벽에 걸린 우리나라 지도. [사진=이돈섭 기자]

사석에서 만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중국 발전에 따라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으면 그만큼 중국에 도움이 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옌타이 한중산업단지 추진 사무실 벽에는 한국지도가 걸려 있다. 지도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일 터. 하지만 이를 보는 중국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칭다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해서 할 게 없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그 속에서 중국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중국경제 격변의 시기를 대비할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오는 2월27일 개최할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여섯번째로 중국을 둘러싼 경제 상황을 톺아보는 자리다. G2의 갈등이 언제 어떤 국면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이번 포럼에는 중량감 있는 미국·중국·통상 분야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다양한 시각을 점검키로 했다.

우선 김시중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이 G2의 갈등 상황을 짚고 향후 추이를 조망한다. 김 교수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의 활로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조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송영관 연구위원이 미·중 갈등 여파를 최소화 시킬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해 제언을 던진다. 수출과 내수, 투자 등 전면적으로 잿빛 일색인 한국 경제를 터널 밖 탈출구로 이끌 혜안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중국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진단한다. 대륙의 기업부채와 부동산 거품, 통상 마찰로 인한 기업부도 우려 등 다양한 면에서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순서다.

세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토론이 이어진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제경제를 섭렵한 발표자가 견해를 주고받는 시간이다. 토론은 주미대사관 경제참사관, 주상하이총영사,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주유럽연합(EU)대사 등을 역임한 안총기 전 외교부 2차관이 조율을 맡았다. 토론시간에는 일반 참여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이어진다.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은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홍콩투자청이 후원하며 기업과 금융사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 250명 정도 참석이 예상된다. 세미나 참가비는 무료며,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http://news.bizwatch.co.kr/forum/2019/chinawatch)에서 사전 등록해야 참석할 수 있다.

▲ 일시 :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신청 :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www.bizwatch.co.kr)에서 참가자 사전등록 접수 중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