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수장 교체 후에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성적표를 공개했다. 잇단 신차 출시로 내수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부실한 해외 시장이 내수로 벌어들인 이익까지 갉아먹은 탓이다.
쌍용차는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9350억원, 영업손실 491억원, 순손실 515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29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0.72%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556%, 857% 늘었다. 손실로만 보면 무려 10분기째 적자다.
1분기에 비해서도 부진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같은 기간 76.69%, 96.9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전분기 대비로는 2.3%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새 수장과 함께 2분기를 맞은 쌍용차로선 멋쩍은 상황이 됐다.
다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은 1조8683억원 규모로, 쌍용차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다. 렉스턴 스포츠를 시작으로, 신형 코란도, 뉴 티볼리 등 3차종의 신차를 잇따라 선보인 결과다.
그러나 수익성은 상반기 전체로 봐도 마이너스(-) 기조다. 쌍용차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769억원, 순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9%, 96% 늘어난 실적이다.
부진의 원인은 수출 물량 감소에 있다. 쌍용차의 상반기 전체 수출량은 1만4327대로, 전년동기 1만5605대 대비 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은 9% 증가해 5만5950대를 기록했다.
2분기 수출량만 따로 봐도 총 6826대로, 전년동기(8928대)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각종 신차 출시로 상승세를 보인 내수 판매 증감율 4%를 갉아먹고도 남는 수준이다.
나라별 수출 비중에선 남미 시장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2018년 남미시장 상반기 수출비중은 30%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엔 17%에 그쳤다.
중동·아프리카·유럽의 수출 비중도 같은 기간 9%포인트 떨어진 12%에 머물렀다. 인도·호주·서유럽 등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이들 지역의 하락분을 메우기엔 역부족했다.
차종별로 보면 코란도 형제의 부진이 가장 뼈아팠다. 코란도의 상반기 총 수출량은 746대로, 전년동기대비 63.2% 감소했고 코란도스포츠 역시 같은 기간 67.7% 덜 팔린 689대에 머물렀다.
티볼리는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한 5448대 수출에 그쳤고, G4렉스턴도 2308대 팔리며 작년 3000대에서 2000대로 주저 앉았다.
그마나 렉스턴스포츠만이 전년 동기 대비 236.4% 더 팔린 2752대를 기록하며 체면을 지켰을 뿐이다.
쌍용차는 고질적인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신차 출시와 더불어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쌍용차는 신차 코란도와 티볼리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어려운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3차종의 신차 출시를 통해 지난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라인업 강화를 통해 판매 확대와 내실성장을 함께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