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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적자…' 자존심 구긴 S-OIL

  • 2019.08.12(월) 16:49

[어닝 19·2Q]정유 리그테이블
영업이익 6949억원…전년 대비 '반토막'
4사중 유일하게 적자…수요약세에 '신음'

S-OIL이 2분기만에 또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다. 2달 전 새 대표로 '후세인 에이 알-카타니를 선임하면서 시도한 '분위기 쇄신'에 제동이 걸렸다.

다른 정유사들은 적자를 피했지만 체면치레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빠지며 힘겹게 악화된 시황을 버텼다.

◇ '한 개 회사'만 못한 실적

비즈니스워치가 12일 집계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올해 2분기 매출(연결기준)은 총 32조348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3.1% 늘었지만 전년동기대비 4.7% 줄었다.

영업이익은 총 6949억원으로 다시 1조원대를 밑돌았다. SK이노베이션 한 개사가 지난해 2분기 거둔 실적이 8516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익규모가 크게 줄었다. 전분기 대비 32.7%, 1년전 대비 67.8% 감소한 성적표다.

정유, 화학부문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해 2분기 배럴당 1달러로 지난해 3분기 3.2달러를 고점으로 절반 이상 빠졌다.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정유제품 수요가 예전만 못했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재료비, 운반비 등 제반비용을 제외한 정유부문 수익성 지표다.

정유업계 실적효자 합성섬유 원료 파라자일렌 판매가격에서 원재료값을 뺀 수익성은 6월 톤당 342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지난해 9월과 비교해 절반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공급과잉을 우려해 수요자들이 구매를 미뤄서다.

정유업계 이익에 지분이 큰 원유가도 힘을 못썼다. 국내 정유사들이 많이 쓰는 두바이유는 올해 4월 반 년 만에 배럴당 평균 70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6월에는 61.78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가 가격하락을 부채질했다.

정유사들은 원유가격이 점진적으로 오를 경우 이점이 있다. 가격이 저렴했던 시기 확보한 원유 재고의 낮은 매출원가를 회계상 적용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재고 관련 이익을 누린다. 반대 상황일 경우 수익성이 나빠진다.

◇ SK, 진땀 나는 '판정승'

SK이노베이션은 정유업계 1위를 유지했다. 2위 업체와 영업이익 격차를 지난해 2분기 2670억원에서 올해 3432억원으로 더 벌렸다. 다만 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하는 실적 개선 없이 이뤄진 '웃을 수 없는 선두'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3조1036억원, 영업이익 4976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2분기 만에 13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1.6% 빠졌다. 영업이익률은 2분기 연속 개선됐지만 작년 2분기 대비 부진했다.

정유사업이 타격을 받았다. 영업이익이 2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역마진에 가까운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정유제품 수요부진이 원인이다. 원유 가격이 4월 일시적으로 반등하면서 발생한 2210억원의 재고 관련 손익이 실적 하락폭을 그나마 줄였다. 화학사업은 제품 수요가 예전만 못해 영업이익이 22.4% 줄어든 184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이 1544억원으로 1분기 만에 4위에서 2위로 순위가 올랐다. 다만 이익 절대치는 1년새 50.8% 감소했다. 매출은 5조3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9%로 지난해 4분기 -2.9%를 찍은 이래 두 개 분기 연속 반등했지만, 지난해 고점이었던 1분기 5.9%와 비교해 절반이 떨어졌다.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1075억원으로 1년 사이 61.8% 감소해서다. 나들이 시즌이 도래하며 2분기 들어 휘발유 마진이 반등했지만, 유가하락에 맥을 못췄다. 자회사 현대케미칼이 맡고 있는 화학사업은 영업이익이 그나마 13.8% 늘어난 247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설비가동률 하락으로 주요 제품 벤젠 공급과잉이 완화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GS칼텍스는 영업이익이 1334억원으로 1분기 만에 3위로 밀려났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최대였던 2016년 4분기 7310억원 이래 두번째로 낮다.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동기대비 약 4.8%포인트가 떨어졌다.

정유사업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7% 감소했다. 정제마진 악화에 실적이 부진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 늘었다. 작년 일부 설비 정기보수에 따라 실적이 저조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S-OIL은 유일하게 9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산 저지발언 등으로 유가가 급락해 정유4사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이래 첫 적자 기록이다. 영업이익률은 -1.4%로 전분기(5%)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정유사업이 영업손실 13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5.2% 감소했다. 공급과잉 우려로 합성섬유 원료 파라자일렌 가격 하락 등 제품수요 부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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