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총 1조원을 투자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탄소섬유 공장을 짓는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첨단소재의 독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효성은 20일 전북 전주에 있는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 유영민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하진 전북지사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조현준 효성 회장과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효성은 4년여간의 연구 끝에 2011년 독자기술을 기반으로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2013년에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 첨단복합산업단지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해 첫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는 기존 부지에 연산 2000톤 규모의 증설을 진행 중이며, 신규공장은 내년 2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효성은 이에 더해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연산 2만4000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생산라인도 지금의 1개에서 10개로 늘어난다. 이로 인해 신규일자리 2300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개 라인 증설이 끝나면 현재 2%인 효성의 글로벌 탄소시장 점유율이 10%로 올라갈 전망이다. 탄소섬유는 도레이, 테이진, 미쓰비시화학 등 일본 3개 기업이 전체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일본이 주도하는 탄소섬유 시장에서 세계 3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부터 스포츠레저,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 '미래산업의 쌀'로 불린다.
무게는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특히 일반 공기의 수백배에 달하는 고압을 견뎌야 하는 수소연료탱크의 핵심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소연료탱크용 탄소섬유 시장은 2030년까지 12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효성은 첨단소재 해외 의존을 탈피하고 자립화하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투자 협약식이 첨단소재 강국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탄소섬유
원사(실)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높아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적용이 가능해 '꿈의 신소재'로 평가받는다. 효성은 2008년부터 전주시 등과 협업해 본격적인 탄소섬유 개발에 돌입, 3년 뒤인 2011년 범용부터 고성능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등급의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