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양극재 업체와 손을 잡았다.
LG화학은 23일 벨기에 유미코아사와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원재료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성능과 용량을 결정한다. 제품 원가의 40% 비중을 차지한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2020년부터 총 12만5000톤의 양극재를 공급받는다. 한 번 충전하면 38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100만대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양극재를 직접 생산하면서 외부 조달도 병행 중이다. 구미, 청주 양극재 공장 신·증설을 통해 내재화 비중을 꾸준히 올리고 있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품질 좋은 외부 조달 물량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LG화학은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2018년 말 기준 15기가와트시(GWh)에서 2020년까지 4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인 만큼 안정적 수급처가 절실하다.
유미코아는 믿을 수 있는 업체란 점에서 LG화학과 이해관계가 맞닿는다. 유미코아는 지난해 약 4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임직원 수만 10만700여명에 달한다. 또 양극재 표면 가공 기술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유미코아사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한국, 중국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건설 중인 폴란드 공장은 2020년 내 준공 예정으로 LG화학과의 접근성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2020년부터 유미코아의 중국·한국 공장에서 양극재를 공급받으며, 2021년부터는 계약 물량의 절반 이상을 폴란드 현지에서 바로 공급받게 된다.
양사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심사로 떠오르는 배터리 재활용 분야도 함께 대응하며 장기적 파트너쉽을 형성해나갈 방침이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춰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를 대규모로 확보했다"라며 "앞으로도 핵심원재료들을 적시에 확보하여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선도업체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올해 116GWh에서 2025년 569GWh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이며, 핵심소재인 양극재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난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