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어닝 2019]OCI, 4년만 적자 '계산이 안선다'

  • 2020.02.11(화) 16:34

영업손실 1807억원…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해
고순도 폴리실리콘 확대…고부가 화학제품 '속도'

OCI가 지난해 4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태양광 소재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기며 빚어진 '1차 공급과잉' 시기를 거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적자를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이번에도 OCI 발목을 잡은 건 공급과잉이다.

OCI는 두번째로 찾아온 공급과잉 시기를 돌파할 카드로 반도체용 소재를 꺼내 들었다. 2010년 공급과잉 초입 때부터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했지만, 이번엔 규모를 더 확대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느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화학제품 생산을 확대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난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을 확대하고, 원가를 더욱 절감해 제품 경쟁력도 강화한다.

다만 이같은 변화가 당장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역시 어려운 시기를 지날 것이란 의미다. 

OCI는 11일 지난해 총매출(이하 연결 기준) 2조6051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6.3% 줄었고, 2년 만에 3조원대를 내줬다.

총영업손실은 180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587억원이었던 만큼, 한 해 번 돈을 1년 만에 모두 잃은 셈이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7.8%로 정점을 찍고 매년 하락해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범위를 좁히면 작년 4분기 매출은 6387억원으로 4분기 연속 6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재작년 OCI는 분기 매출이 모두 7000억원대를 넘었다. 영업손실은 643억원으로 5분기 연속 적자다. 영업이익률은 -10.1%로 2분기 연속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도 밑돌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OCI가 지난해 총매출 2조6190억원, 총영업손실 1578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직케미칼 부문이 가장 부진했다. 총영업손실이 2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71.7% 늘었다. 3분기 국내 공장 정기보수에 더해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덜미를 잡혔다. 시장조사기관 피브이 인사이트(Pv Insight)에 따르면 지난해말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7.18달러로 재작년 초 17.83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OCI는 사업환경 악화에 더해 설비보완 등의 이유로 이날 군산 공장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에 들어간다고 공시했다.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9% 줄었다. 3분기 국내 공장 정기보수,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벤젠 가격 약세, 타이어에 쓰이는 카본블랙 수요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재작년보다 반토막 났다. 새만금 열병합발전 등 친환경 발전소에서 만들어 파는 전기 판매료(REC)가 떨어지면서 실적이 좋지 못했다.

OCI는 주력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군산 폴리실리콘 설비에 손상차손 7505억원을 인식했다. 현재 설비를 가동해 벌어들일 미래 현금 이익이나 설비를 판 금액이 설비 장부가에 못미칠 거라 판단한 것이다. 손상차손으로 OCI는 지난해 총손순실이 8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9131억원이나 빠졌다. 영업이익 감소폭보다 더 크다.

OCI는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기로 했다. 반도체용과 태양광용 고부가 제품 생산을 병행한다.

우선 군산공장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전초 기지가 된다. 반도체용 제품 생산능력을 2022년까지 연간 5000톤까지 끌어 올린다. 현재 군산 공장의 폴리실리콘 총 생산능력 5만2000톤의 10분의 1에 가까운 물량이다. OCI는 현재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에 쓰이는 제품에 비해 순도가 높다. 그만큼 부가가치도 크다. 중국 반도체 웨이퍼 업체의 설비증설 등 수요 확대가 점쳐지는 만큼,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OCI는 내다보고 있다. OCI는 군산 공장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태양광용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을 지속한다. OCI는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저렴한 인건비에 더해 추가로 제조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OCI는 화학 제품 고부가화에도 매진한다. 오는 2022년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척에 쓰이는 산업용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OCI는 전망했다. 앞서 OCI는 지난해 해당 사업을 위해 포스코케미칼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